'멘탈 단련' 오승택에게 룸메이트 강민호의 존재란?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02.13 05: 57

“(강)민호 형을 룸메이트로 만난 것이 제겐 복이죠.”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오승택(26)은 지난 2015년 스프링캠프에서 팀의 터줏대감이자 안방마님 강민호와 룸메이트로 만났다. 이번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도 오승택은 강민호와 한 방을 쓰면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올해 스프링캠프를 떠나기 전, 미국령 괌에서 함께 개인 훈련을 하기도 했다. 강민호도 살뜰하게 오승택을 챙기고 오승택도 이런 강민호를 따르고 있다.
거포 유격수로 기대를 모았지만 현재 확실한 수비 포지션이 없는 오승택에게 올 시즌은 자신의 커리어를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주전 3루수였던 황재균이 떠나면서 3루 주전 경쟁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기 때문. 만약 황재균이 잔류했다면, 오승택은 자신의 수비 포지션을 찾기 위해 다시 한 번 방황을 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일단 조원우 감독은 황재균이 떠난 3루 자리에 ‘경쟁 체제’를 도입했다. 오승택에게 기회가 생겼다고 해도 아직 넘어야 할 경쟁 대상들이 많다. 2루와 3루를 모두 볼 수 있는 외국인 선수 앤디 번즈의 자리가 확실하지 않고, 이대호가 오면서 자리를 보전할 수 없는 김상호도 3루 경쟁에 뛰어들었다. 팀의 입장에선 내야의 활용 폭이 넓어졌다는 면에서 긍정적일 수 있지만 선수 개인 입장에선 살 떨리는 경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2015년 타율 0.275 8홈런으로 ‘거포 내야수’로 기대를 모은 오승택이지만, 수비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해에는 혹독한 수비 훈련으로 주전 유격수로 거듭나려고 했으나 시즌 초반 불의의 정강이 분쇄골절 부상으로 제대로 된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결국 올해 오승택은 다시 원점에서 경쟁을 펼쳐야 한다. 
1군 레귤러 멤버로 살아남기 위해선 그라운드에서 보여주는 유형의 실력과 더불어 보이지 않는 정신적인 무장도 반드시 필요하다. 강인한 정신이 육체를 지배해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기도 한다. 특히 수비에 트라우마가 있던 오승택에게 정신적 무장과 멘탈 단련의 중요성은 수없이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그 누구보다 좋은 ‘멘토’를 얻었다. 강민호 역시 데뷔 직후 곧장 주전 포수 마스크를 맡으며 산전수전을 겪었다. 멘탈을 수 없이 단련하며 최고 포수 자리까지 왔다. 강민호가 전해주는 내공과 노하우가 오승택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자산이다. 오승택은 “민호 형이 정말 많이 챙겨주신다. 나에겐 복이다”면서 “한 번씩 마음가짐이 흐트러진 모습이 보인다 싶으면 민호 형이 옆에서 따끔하게 한 마디씩 던져주신다. 그럴 때마다 정신이 번쩍 든다”고 말했다. 쓴소리가 약이된다는 것.
시즌을 거듭하면서 깨달은 ‘NO 스트레스’ 다짐 속에도 강민호의 도움이 있었다. 오승택은 스프링캠프를 떠나기에 앞서 “이제는 결과를 깊게 생각하지 않고 즐겁게 운동을 하려고 한다”며 “민호 형도 스트레스 받지 말고 결과는 빨리 털어버리라고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아직 쉽지는 않지만 민호 형 때문에 멘탈적으로 많이 단련을 하고 있다”고 말하며 고마움을 표시한 바 있다.
롯데 관계자는 "오승택과 강민호가 이틀에 한 번 꼴로 함께 야간훈련을 소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결국 오승택이 룸메이트 강민호의 내공을 얼마나 자신의 것으로 소화할 수 있느냐가 올시즌 주전 경쟁의 주요 요소가 될 수 있다. 오승택도, 강민호도 모두 훈훈한 결말을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jhra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