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쟁이’ ‘배신자’ 듀런트를 향해 쏟아진 야유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02.12 13: 15

프렌차이즈를 져버린 슈퍼스타에 대한 팬들의 증오는 상상이상이었다. 
케빈 듀런트가 골든스테이트 이적 후 처음으로 오클라호마시티를 방문했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12일(한국시간) 미국 오클라호마주 체사 피크 어리나에서 벌어진 2016-17 미국프로농구(NBA) 정규시즌에서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이하 OKC)를 130-114로 제압했다. 골든스테이트(46승 8패)는 NBA 전체 1위를 달렸다. OKC(31승 24패)는 서부 6위를 유지했다.   
오클라호마시티 썬더는 오클라호마주에 있는 유일한 프로팀이다. 썬더에 대한 팬들의 충성도는 다른 지역과 비교해도 엄청나게 높다. 이 도시에서 역사상 가장 큰 사랑을 받던 선수가 팬들을 등졌다. 바로 케빈 듀런트(29, 골든스테이트)였다. 

듀런트는 2007년 드래프트서 전체 2순위로 시애틀 슈퍼소닉스에 입단했다. 루키시즌 신인상을 수상한 뒤 팀이 오클라호마시티로 연고를 이전했다. 이후 듀런트는 썬더에서 8시즌 동안 에이스로 활약했다. 듀런트와 러셀 웨스트브룩은 NBA 최고의 슈퍼콤비를 결성했다. 팬들은 코비 브라이언트와 팀 덩컨의 은퇴로 두 선수가 서부컨퍼런스를 장악해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았다. 
비시즌 듀런트는 골든스테이트와 2년 간 총 5430만 달러(약 623억 원)에 계약하며 팀을 옮겼다. 듀런트는 이미 73승을 기록한 팀에 가세해 우승을 맛보길 원했다.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다. OKC는 지난 서부컨퍼런스 결승전에서 바로 골든스테이트와 붙어 탈락했다. 3승 1패로 앞서던 OKC가 역전패를 당했다. 듀런트의 부진이 결정적 탈락 원인이었다. 팬들은 자신을 쓰러뜨린 적의 일원이 된 듀런트를 용서할 수 없었다. 
올 시즌 오클랜드에서 먼저 열린 두 번의 맞대결에서 모두 골든스테이트가 20점 이상 대승을 거뒀다. 이후 듀런트가 처음으로 OKC를 방문했다. 듀런트에 대한 OKC팬들의 배신감과 증오는 상상이상이었다. 팬들은 듀런트가 겁쟁이라는 의미에서 ‘KowarD’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나타났다. 듀런트의 예전 유니폼을 “쓰레기라서 버렸다”는 팬들도 적지 않았다. 듀런트의 OKC시절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에 가겠냐는 질문에 한 팬은 “케빈을 좋아하지만, 그럴만한 용기가 없다”고 고백했다. 
듀런트는 사설경호원까지 고용해 친정팀을 방문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듀런트의 골든스테이트 저지를 입은 팬들은 OKC팬들과 충돌을 빚기도 했다. 팬들은 ‘듀런트가 컵케이크처럼 마음이 연약하다’는 의미에서 컵케이크 그림을 들고 조롱하기도 했다. 그만큼 듀런트를 열렬히 사랑했던 이들에게 그는 애증의 대상이었다.   
듀런트가 등장할 때마다 야유가 쏟아졌다. 듀런트는 아랑곳하지 않고 첫 슛을 깨끗하게 꽂았다. 듀런트가 자유투를 쏠 때, 공을 잡을 때마다 팬들은 ‘배신자’, ‘겁쟁이’ 등을 쏟아냈다. 이날 듀런트는 34점, 9리바운드를 기록하며 골든스테이트의 대승에 기여했다. 승리에도 불구 듀런트에게 잊고 싶은 밤이었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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