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채태인(35)은 지난해 3월 말 시범경기 도중 트레이드됐다. 1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의 서프라이즈 캠프에서 만난 채태인은 "여기 캠프는 처음인데, 매우 좋다. 훈련도 알차게 집중적으로 하고 시즌 준비가 잘 되고 있다"고 웃었다.
올 시즌을 마치면 FA(프리 에이전트) 자격을 얻는다. 채태인은 "FA를 생각하기 보다는 아프지 않고 내 야구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지난해 부진은 자신의 실력 탓이라고 인정하면서 1루수 출장 빈도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수비만큼은 자신있다는 그는 "올해 1루수로 많이 출장하고 싶다"는 의욕을 드러냈다. 다음은 일문일답.
-캠프 훈련은 어떤가. 넥센 훈련량은 적은데.
"집중력 있게 할 때 하고 끝난다. 야구장에 나오면 방망이도, 수비도, 웨이트도 시간을 허투루 보내는 것이 없다. 기다리는 시간도 짧고, (훈련 도중)이동 시간도 거의 없다. 야구장에 나오면 쉴 틈 없이 돌아간다. 방망이 치고 바로 옆에서 수비한다든가. 집중력이 엄청나다."
-자율 훈련은 어떻게 하고 있나.
"이 팀은 선수들에게 자율과 권리를 준다. 대신 책임을 묻는다. 몸을 스스로 만들고 시즌 준비를 알아서 해야 한다. 공식 훈련이 오전 10시 시작인대, 대부분 1시간 앞서 오전 자율 훈련에 나온다. 나와서 훈련이라기보다는 몸을 일찍 풀고 선수들끼리 이야기하고. 몸 풀어 놓으면 10시 워밍업도 하지만 하루 훈련 하기가 더 좋다."
-올 시즌을 마치면 FA가 되는데.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내 야구만 하면 된다. FA 시즌이라고 그걸 의식하면 안 된다. 아프지 않고 내가 하는 야구만 한다면 FA 등 좋은 결과가 따라 올 것이라고 본다. 여기 캠프는 처음인데 이번 겨울에 운동 많이 했다."
-미국 애리조나 캠프는 처음인거네. 삼성에서 줄곧 괌으로 갔고.
"작년 괌에서 훈련하고. 12월부터 트레이드 이야기가 나오면서 괌 스프링캠프에서부터 '너 어디로 가냐'는 얘기만 듣고, 나는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좀 그랬다. 스프링캠프 이전에 트레이드 됐다면 새 팀에 가서 캠프 치르고 적응도 하고 했을 건대. 트레이드 시점이 조금 늦어서 아쉬웠다."
-지난해 트레이드 이후 기대에 못 미쳤다.
"내가 잘 못 했죠. 믿음을 주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런데 수비에서 믿음을 못 줬다는 것은 조금 마음이 그렇더라. 방망이는 기복이 있지만 그래도 수비는 자신 있는데, 1루 수비로 자주 못 나가고 지명타자, 대타로 출장하면서 조금 답답한 면도 있었다."
-그래도 지난해 1루수로는 가장 많이 출장했더라. 올해도 1루는 윤석민, 대니 돈과 번갈아 출장할 것 같은데.
"캠프 앞두고 감독님이랑 면담 때 뭐가 편하냐 물어보시더라. 1루 수비 나가는 것이 훨씬 편하고, 수비 하면 방망이도 더 잘 맞고 집중된다고 말씀 드렸다. 착실하게 몸을 준비하고, 감독님 지시대로 따르면 된다."
-홈런, 타율 이런 숫자 말고 생각하고 있는 목표가 있다면.
"2013년, 2014년처럼 공이 잘 보이면 좋겠다. 핑계일 수 있는데, 지난해 경기에 띄엄띄엄 나가면서 힘들었다. 올해 캠프에서부터 착실하게 준비하고 있다. 내가 잘하면 경기에 자주 나갈 것이고, 잘 할 자신은 있다."
채태인은 2013년 타율 0.381(299타수 114안타, 규정타석 미달)을 기록했고, 2014년에는 규정타석을 채우며 처음으로 3할 타율(0.317)을 찍었다. 2015년에도 타율 0.348(333타수 116안타)로 꾸준했는데, 지난해 넥센으로 트레이드 후 타율 0.286(370타수 106안타)로 제 몫을 하지 못했다.
그는 캠프에서 준비 과정에 만족하며, 지난해는 트레이드 시기와 새 팀에서의 출장 기회 등으로 부진한 측면도 있다. 올해는 이전과 같은 타격의 정확도를 높이겠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orange@osen.co.kr [사진] 서프라이즈=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