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③] '재심' 정우 "강하늘, 지겨울 때쯤 안 만나"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2.12 10: 35

(인터뷰②에 이어) 영화 ‘재심’은 경찰과 검사의 강압적 수사·증거 조작으로 억울하게 감옥살이를 한 소년이 10년 후 세상 밖으로 나오지만, 모두가 그를 범죄자로 낙인찍고 외면하는 현실이 마음을 울컥하게 만든다.
살인 용의자로 몰린 청년의 억울한 상황뿐만 아니라, 돈과 명예를 쫓던 변호사가 어느새 그 덕분에 직업 의식과 인생 전반까지 바뀌는 점도 주목할 만한 이야기다.
정우가 맡은 변호사 준영은 돈 없고 빽도 없이 변호사 면허증 하나만 믿고 살아온 평범한 소시민이자 우리네 이웃이다. 누군가의 상처에 무감각했던 한 남자가 현우의 존재를 알게 되고, 그와 가까워지면서 점차 변해가는 모습은 관객들의 공감대를 충분히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정우가 표현하는 연기의 장점은 능청스러울 정도로 자연스럽다는 것이다. 이 분야의 최고를 자랑하는 선배 연기자들을 제치고 감정 연기 폭이 넓어 볼 때마다 감탄사를 자아내기 때문이다. 코미디 연기와 진지한 연기까지, 모든 장르를 자연스럽게 소화하며 극에 존재감을 드러낸다.
정우가 영화 ‘바람’으로 대종상 신인상을 수상하며 연기 잘하는 배우라는 인식을 심어줬고,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이하 응사)를 통해 소위 말하는 '대세 배우' 반열에 올랐기 때문에 많은 관객들은 이제 그를 ‘믿고 보는 배우’라고 부른다.
정우는 “(강)하늘이와 연기하는 데 있어서 호흡이 좋았다. 굳이 따로 만나서 연기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잘 맞는다”며 “요즘에 홍보를 하느라 자주 만나고 있다.(웃음) 막상 저희는 지겨울 때쯤 안 만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지겹지 않다”고 친한 사이에서만 할 수 있는 농담을 건넸다.
그러면서 “하늘이와 워낙 허물없는 사이다. 흔히들 이야기 하는, 작품을 하면서 만난 친구이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불편한 선이 있을 수도 있다는데 하늘이와 그런 선이 전혀 없다”고 친밀한 사이임을 재차 강조했다.
정우는 ‘쎄시봉’을 촬영했을 때보다 강하늘의 연기가 더 깊어졌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인간적인 부분에서 하늘이는 착하고 늘 변함이 없다. 그때는 신인이었지만 지금은 작품 수가 더 많아지면서 필모그래피가 늘어났지 않나. (‘쎄시봉’ 이후)3년 조금 넘는 시간동안 사람을 대하는 자세나 태도가 여전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인간성을 칭찬했다.
이어 “연기적으로는 자신의 연기에 대한 색깔을 좀 더 짙게 만들어온 것 같다. 예전에 ‘쎄시봉’ 할 때는 즉흥적으로 하는 느낌이었는데 이번에는 준비를 많이 하고 틀을 잡아온 느낌이었다. 제가 들어왔을 때 감독님도 ‘준영 역에 강하늘을 생각하고 있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저도 ‘좋다’고 말했다”고 후배 강하늘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정우가 '재심'을 통해 바라는 것은 작은 변화다. 영화 한 편으로 세상을 바꾸진 못하지만, 조금이나마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는 있다고 믿는다.
"영화가 세상을 바꾸진 못하겠지만 사람의 마음을 바꿀 수는 있다고 믿는다. 저도 영화를 보며 꿈이 생겼고, 그 꿈이 인생의 색깔을 바꾸었다. 영화든 예능이든 거기에서 어떤 감정을 느끼고 깨달음을 얻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세상도 바뀌지 않을까.(웃음)"/ purplish@osen.co.kr
[사진] FNC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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