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사고로 정식재판을 앞두고 있는 강정호(30·피츠버그)에 대해 피츠버그는 개입하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선수 영입 때 놓친 부분을 면밀히 재점검하는 과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닐 헌팅턴 피츠버그 단장은 11일(한국시간) 지역 언론인 ‘피츠버그 포스트-가제트’와의 인터뷰에서 강정호 사태에 대해 “현재 절차가 진행 중이다. 우리는 그를 돕긴 하겠지만, (재판) 과정에 있어 지도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 사태는 강정호와 우리로서는 외국의 사법 시스템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피츠버그는 오는 18일 야수들이 스프링캠프 훈련 시설이 있는 미 플로리다주 브래든턴에 합류한다. 강정호의 정식재판 첫 공판은 오는 22일 열린다. 재판에 참석하면 스프링캠프 초반 일정을 건너 뛰어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강정호는 이를 사유로 재판부에 공판 연기를 요청할 수 있다. 다만 어차피 받아야 할 재판이라 뒤로 미루면 부담이 된다는 지적도 있다.
강정호가 이를 어떻게 조정할지는 구단이 개입하지 않고 강정호의 선택에 맡겨 놓겠다는 의미다. 헌팅턴 단장은 “(스프링캠프 참석 여부는) 변호인의 지도를 받을 강정호의 선택”이라고 재차 선을 그었다. 현지 언론에서는 “구단은 강정호가 재판을 빨리 받는 것을 원한다”고 보도했는데 피츠버그는 여기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헌팅턴 단장은 최근 꾸준히 실망감도 드러내고 있다. 헌팅턴 단장은 12일 지역 CBS 네트워크의 라디오 프로그램인 ‘더 팬 모닝쇼’에 출연, 강정호 사태에 대한 놀라움과 실망감을 표현했다. 구단도 강정호의 음주운전 전력에 대해 까맣게 모르고 있다고 해명했다.
헌팅턴 단장은 “분명한 것은 그의 위법 행위가 처음이 아니고, 그 전에도 있었다는 사실에 우리가 놀라고 실망했다는 점”이라면서 “우리는 (영입과정에서) 놓쳤던 부분을 좀 더 깊게 살필 예정”이라고 구단 시스템의 재점검도 예고했다. 보통 MLB 구단들은 선수 영입에 있어 기량은 물론 인성적인 측면도 면밀히 살피지만, 피츠버그는 강정호 영입 당시 두 차례의 음주운전 전력이 있다는 점까지 잡아내지는 못했다.
피츠버그는 강정호의 장기 공백에 대비해 11일 애리조나와의 1대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마이너리그 자원인 우완 프랭크 던컨을 내주고 대신 내야 유틸리티 자원인 필 고셀린을 받았다. 고셀린은 MLB에서 2루와 3루는 물론 외야까지 소화한 선수로 중견수와 포수를 제외한 나머지 포지션에서 모두 활용할 수 있는 가치를 가졌다.
헌팅턴 단장은 고셀린 영입이 강정호의 공백에 대비한 보험임을 부인하지 않으면서 “고셀린은 활용성이 높은 우타 자원이며,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 레벨 타석 모두에서 몇몇 성공을 거둔 선수”라며 팀의 우타 보강 필요성도 트레이드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