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35, 세인트루이스)의 국가대표 선발에 대한 책임은 결국 김인식(70) 감독의 몫이 됐다.
김인식 감독이 지휘하는 야구대표팀은 오는 3월 7일 개막하는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한다. 대표팀 선수 28명 중 21명은 11일 오후 청담동 리베라호텔에 모여 예비소집을 마쳤다. 대표팀은 12일 일본 오키나와로 출국해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한다. 김인식(70) 감독은 11일 가진 공식기자회견에서 취재진과 만났다.
대표팀 중 유일한 메이저리거인 오승환은 세인트루이스 스프링캠프를 마친 뒤 오는 27일 국가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28명의 선수 중 가장 늦게 합류하는 셈이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수준급 마무리투수로 자리 잡은 오승환의 가세는 전력상 큰 힘이다. 오승환은 2016시즌 76경기에 나서 6승3패, 19세이브, 평균자책점 1.92의 성적을 냈다.
해외불법도박으로 물의를 일으킨 오승환은 KBO로부터 한 시즌 50% 출장정지 징계를 받은 상태다. 물론 오승환이 메이저리거이기에 당장 징계에 실효성은 없다. KBO는 오승환의 국가대표 승선 또한 징계와 별도로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결국 김인식 감독은 마무리투수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오승환을 최종엔트리에 포함시켰다.
논란은 여전하다. 도덕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선수가 징계도 받기 전에 태극마크를 다는 것이 옳을까. 김인식 감독은 비슷한 이유로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낸 강정호(30, 피츠버그)를 대표팀서 제외했다. 오승환을 발탁한 이유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
오승환 선발에 대해 김인식 감독은 “오승환에 대한 생각을 계속 가지고 갈 수 없다. 오승환이 들어와서 투수운용에 많은 도움이 된다. 이제는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오승환이 합류하게끔 본인이나 많은 분들이 협조를 해주셔서 감사하다. 오승환이 뛰어서 투수운영이 나아질 것이다. 더 잘해야 한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오승환 합류로 대표팀 전력이 나아질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그가 WBC에서 좋은 성적을 낸다고 과거의 잘못이 지워지는 것은 아니다. 김인식 감독은 대표팀 성적을 내기 위해 명예를 저버렸다는 일침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청담=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