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복무 마치고 복귀한 한화 투수 김혁민
김성근 기대 한몸에, 15일 하프피칭 시작
한화 마운드에 또 하나의 희망이 피어나고 있다.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우완 김혁민(30)이 그 주인공이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는 한화 김성근 감독은 "김혁민이 15일부터 본격적인 불펜 투구에 들어간다. 좋은 자질을 갖고 있는 선수라 기대가 크다. 이제부터 하나하나씩 만들어가야 한다. 부상만 없다면 팀에 도움이 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지난해 9월 상무에서 제대한 뒤 어깨·손목 통증 탓에 재활군에 있었지만 이제 곧 실전을 위한 준비에 들어간다.
지난 2007년 2차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김혁민은 150km 안팎 강속구를 뿌리는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긁히는 날에는 누구도 칠 수 없는 위력적인 공을 던졌지만 잦은 기복과 부상에 꽃을 피우지 못했다. 1군 8시즌 통산 194경기 30승59패2세이브14홀드 평균자책점 5.72. 2012년 32경기(21선발) 8승9패1홀드 평균자책점 4.06으로 최고 시즌을 보냈다.
선발-구원 모두 가능한 투수라 김성근 감독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다음은 김혁민과 일문일답.
- 제대 후 어깨·손목 부상을 시달렸는데 현재 상태는 어떤가.
▶ 작년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에선 캐치볼도 안 하고 러닝 위주로 했다. 이제 통증은 거의 없어졌다. 캠프에서 캐치볼을 계속 했고, 15일부터 불펜에서 하프피칭에 들어간다. 김성근 감독님 앞에서 공을 던지기 시작한 것도 이제 처음이다.
- 지난해 시즌 막판 1군 합류가 기대됐는데 아쉽지 않았나.
▶ 상무에서 풀타임 선발로 뛰었고, 몸 상태가 괜찮았다. 그런데 갑자기 손목이 아프기 시작하더니 부어올랐다. 개인적으로 마지막 1~2경기라도 뛰고 싶어 준비를 많이 했는데 아쉬움이 남았다. 다행히 재활이 잘 돼 손목 상태가 거의 회복됐다.
- 실전 투구는 언제쯤 가능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나.
▶ 하프피칭을 이틀 정도 한 다음 본격적인 불펜투구를 할 것이다. 3월 미야자키에서 라이브 피칭을 한 뒤에는 실전 투구에 들어갈 수 있을 듯하다. 지금 페이스로는 시범경기에서 던지는 것에 무리가 없다. 기술 훈련보다는 치료나 보강 중심으로 부상 방지에 집중하고 있다.
- 군입대 전후로 팀 구성이나 분위기가 달라졌을 것 같다.
▶ 많이 바뀌었다. 팀 분위기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항상 좋은데 훈련량이 많아졌다. 러닝부터 체력 훈련이 혹독해졌고, 체조도 중요시하게 하는 것 같다. 그래도 즐겁게 열심히 한다.
- 상무에서 2년간 군복무하며 얻은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
▶ 솔직히 처음엔 군대를 가는 것이 싫었지만 박치왕 감독님을 만난 게 좋았다. 박치왕 감독님께서 웨이트 트레이닝의 중요성을 알려줬을뿐만 아니라 왜 야구를 해야 하는지 마음가짐을 심어주셨다. 2년간 박 감독님 덕분에 많은 것을 얻어갔다.
- 이제 만으로 30세가 됐다. 유망주로 불리기엔 나이가 많다.
▶ 그렇다. 이젠 유망주가 아니다(웃음). 30대가 된 만큼 아프지 않고 내 공을 던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동안 어깨가 자주 아팠고, 부상 때문에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것이 많았다. 목표가 있다면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잘 마치는 것이다. 부상만 없으면 크게 걱정할 것도 없다. 내 공을 던지며 실력 발휘를 하고 싶다.
- 부상 없이 합류한다면 어떤 보직에서 던지고 싶나.
▶ 싫어하는 보직이 딱히 없다. 선발과 중간 모두 해봤고, 마무리도 잠깐이나마 경험하기도 했다. 선수는 감독님이 정해주시는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 어느 보직이라도 맡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 등번호가 90번이다.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인가.
▶ 원래 40번을 썼는데 (윌린 로사리오에게) 빼앗겼다. 한마디로 밀려난 것이다. 더 이상 밀려나지 않도록 열심히 해야겠다. /waw@osen.co.kr
[사진] 오키나와=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