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가 확실히 있다”.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스프링 트레이닝을 소화하고 있는 LG 트윈스는 야간 훈련 시간이 따로 없다. 오후 3시 안팎에 팀훈련을 마치면 저녁 식사 후에는 선수들이 알아서 각자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숙소 방에서 휴식을 취하기도 하고 낮시간에 훈련이 부족했다고 느끼는 선수는 혼자 나가 스윙을 하거나 투수들은 섀도우 피칭 등을 한다.
예전에 정해진 시간에 맞춰 다시 운동장으로 나가 타격훈련을 실시하던 모습과는 딴판이다. 그야말로 선수들이 알아서 하는 ‘자율훈련’이다. 3년전부터 넥센 히어로즈가 베테랑 선수들 중심으로 야간 자율훈련을 실시한데 이어 올해는 아예 전선수 자율훈련으로 전환한 것처럼 LG도 야간에는 선수들 스스로에게 시간을 활용토록 한 것이다.
2014년 시즌 중반부터 LG 트윈스를 이끌고 있는 양상문 감독은 “선수들의 부상 방지 효과가 확실이 있다. 저녁 식사 후 잠시 쉬다가 다시 야구장에 나가 타격훈련을 하는 것이 효용성에 문제가 있었다. 낮훈련 보다 집중도가 떨어지다 보니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며 무엇보다 부상 방지 효과에 만족해했다.
선수출신의 송구홍 신임 단장과 훈련을 옆에서 도와주고 있는 노석기 전력분석팀장도 양 감독과 같은 의견이었다. 송 단장은 “선수시절 야간 훈련은 어쩔 수 없이 소화하는 경우가 많았다. 낮에 강훈련을 받고 조금 쉬다가 다시 야간훈련을 하면은 쉬고 싶은 생각에 집중이 되지 않았다. 코치들 눈치 보며 시간만 때우는 경우가 많았다”며 야간 자율 훈련을 지지 했다. 노 팀장도 “1시간 야간 타격 훈련을 하려면 손에 테이핑하고 워밍업하는데에만 30분을 소화한다. 무리하면 손목 등에 부상이 올 때도 많다”며 야간 자율훈련에 적극 찬성했다.
144경기를 소화하는 긴 페넌트레이스를 준비하기 위한 스프링 캠프는 선수들의 기량향상도 중요하지만 부상 방지도 필요하다. 아무리 기량이 뛰어난 선수도 부상을 당하면 소용이 없다. 현대 야구에서는 페넌트레이스를 치르며 호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주전들의 부상방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한 해 농사를 준비하다가 부상으로 망치기보다는 선수들에게 적당한 휴식과 함께 스스로 발전할 기회를 주는 야간 자율훈련이 바람직해 보인다. 이미 그 효과는 야구 선진국인 미국과 일본에서도 증명이 되고 있다. 애리조나에서 불기 시작한 야간 자율훈련 바람이 전구단으로 확산될 날도 머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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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에 스프링캠프를 차린 LG 트윈스 선수들이 러닝을 하며 몸을 풀고 있다.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