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신혼일기’, 본격 결혼 장려 프로그램(feat.구님)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7.02.11 13: 30

‘결혼은 현실이야!’를 외치며 결혼을 주저하던 이들에게 희망이 생겼다. 현명한 ‘구님’, 구혜선의 모습과 그런 아내를 배려하고 변화하려 하는 사랑꾼 안재현의 모습을 담은 ‘신혼일기’ 덕분이다.
지난 10일 오후 방송된 tvN ‘신혼일기’에서는 결혼 생활에서의 갈등을 대화로 풀어나가는 안재현과 구혜선의 모습이 전파를 타 눈길을 끌었다.
가상 결혼 생활을 보여주는 MBC ‘우리 결혼했어요’와 달리, 실제 부부의 모습을 보여주는 만큼 결혼이라는 것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줬지만 그것이 나쁘지만은 않음도 보여주며 결혼 장려 프로그램이라는 애칭을 얻고 있는 중이다.

이날 안재현과 구혜선의 사이에선 결혼 이후 쌓여왔던 가사노동 문제로 갈등이 촉발됐다. 구혜선이 늘 자기만 가사를 한다고 생각해왔고 이것이 ‘신혼일기’ 촬영 도중 터져버린 것.
이는 ‘현실결혼’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결혼을 주저하는 이들이 흔히 이야기하는 것 중 하나가 여성의 가사노동 관련. ‘맞벌이를 하는데 왜 여자만 집안일을 해야 하냐’는 불평들과 그로 인한 갈등은 결혼의 환상을 와장창 깨는 이유 중 하나였다.
안재현과 구혜선 역시 이 문제를 피해가지 못한 듯 했다. 구혜선은 남편이 집안일은 아내가 하는 것이고 자신은 이를 도와주는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느꼈다.
두 사람의 갈등을 보며 “역시 결혼은 현실이었어”라고 외치는 시청자들에게 ‘신혼일기’가 제대로 달가운 뒤통수를 친 건, 안재현과 구혜선의 갈등 해결 방법이었다. 안구커플(안재현-구혜선)이 선택한 방법은 대화.
자리에 앉은 구혜선은 차분하게 자신의 생각을 전하기 시작했다. 그는 “전에 내가 ‘결혼하고 집안 청소와 물건 정리만 하면서 1년을 보낸 것 같다’고 이야기 하지 않았어?”라고 이야기를 꺼냈다.
아내의 이와 같은 이야기를 들은 안재현은 “마치 ‘결혼생활이 최악이었어’라고 말하는 것만 같다. 나는 나름 행복했다. 최악이라고 한다면 정말 상처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를 들은 구혜선은 흥분하지 않았다. ‘최악’이라는 극단적인 단어가 등장했지만 구혜선은 “질문이 잘못됐다. 최악이 아니었다. 좋은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내가 극복을 한 것이다. 내가 자기까지 싫어한다면 진짜 결혼생활이 끝나는거다”라고 대화를 풀어나갔다.
또 “결혼 초반에는 자기가 나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자기는 변화하고 있다. 몸에 배어있지 않은 리듬이 있지만 집안일을 하려고 해줘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도 내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일관성있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흥분하지 않고 침착하게 자신의 생각을 전하는 아내의 모습에 남편 안재현도 많이 생각한 듯한 모습이었다. 그는 “내가 아까 뜨끔해서 발끈한 것 같다”며 사과의 말을 전해 두 사람은 대화를 통해 화해했다.
이 같은 모습도 결혼 장려의 모습이었다. 무조건 감정적으로만 대응하는 것이 아닌, 현명한 아내의 모습을 보여준 구혜선과 그런 아내의 말을 들어주고 이해해주고 스스로 반성할 줄 아는 남편 안재현의 모습이 바로 그것.
결혼은 환상이 아니고 현실이라지만, 그 현실이 결코 나쁜 것만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는 안구커플의 ‘신혼일기’가 가장 좋은 결혼 장려 프로그램이 아닐까. / trio88@osen.co.kr
[사진] ‘신혼일기’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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