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차례 시련을 겪었지만 메이저리그(MLB)에서 성공하겠다는 굳은 다짐은 변화가 없었다. 개인훈련에 매진하고 있는 박병호(31·미네소타)가 긍정적인 시선과 함께 봄을 기다리고 있다.
자신을 괴롭혔던 손목 부상을 털어낸 뒤 지난 2일 출국한 박병호는 팀의 스프링캠프 시설이 있는 미 플로리다주 포트 마이어스에서 훈련 중이다. 지역 언론인 ‘미네소타 스타 트리뷴’의 11일(이하 한국시간) 보도에 따르면 박병호는 지난 6일 도착해 7일부터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갔다. 8일 오전에는 배팅 훈련까지 병행하며 점차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사실 출국과 훈련지 합류 사이에 큰 일이 있었다. 미네소타는 지난 4일 불펜자원인 맷 벨라일을 영입하며 박병호를 방출대기(DFA·양도선수지명) 처리했다. 현지 언론에서도 “충격적”이라고 표현한 사건이었다. 트레이드는 이뤄지지 않았고 웨이버 클레임(양수의사)도 없어 결국 10일 최종적으로 계약이 마이너리그로 이관됐다.
그러나 박병호는 굴하지 않고 묵묵히 땀을 흘리고 있다. 박병호는 ‘미네소타 스타 트리뷴’과의 인터뷰에서 “데릭 팔비 야구부문 사장이 불러 구단의 선택에 대한 설명을 했다. 팔비 사장은 미디어의 보도에 크게 신경을 쓰지 말라고 했다. 또한 팔비 사장은 내가 여전히 구단의 그림 안에 있으며, 좋은 스프링캠프를 보낼 것이라고 했다”며 수뇌부와의 교통정리가 어느 정도 끝난 상황임을 시사했다.
마음을 다잡고 오는 19일 스프링캠프 소집을 기다리고 있는 박병호는 평상시와 다름 없이 훈련을 하고 있다. 박병호는 “내가 선택한 길이다. 열심히 훈련하고 있고, 긍정적인 생각을 유지하고 있다. 내가 이곳에 빨리 들어온 이유이기도 하다”면서 “여전히 나는 MLB에서의 성공이라는 꿈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병호는 지난해 12개의 홈런을 치며 장타력은 인정을 받았다. 안타가 될 확률이 극히 높은 유형의 타구 비율(barrel)도 리그에서 손꼽힐 만큼 높았다. 다만 1할9푼1리에 그친 타율이 문제였다. 박병호는 이에 대해 “이곳에 처음 왔을 때 MLB의 패스트볼에 적응하려 했다. 패스트볼에 대한 타이밍은 내가 적응해야 하고, 또 지금 노력하고 있는 부분”이라면서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비록 스프링캠프 초청선수 형식으로 플로리다 땅을 밟았지만 상황이 비관적인 것은 아니다. 미네소타는 1루와 지명타자 포지션에 아직 이렇다 할 보강이 없다. 조 마우어, 케니스 바르가스와 벌이는 경쟁은 방출대기 전 양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 미네소타의 야수 보강설이 꾸준히 나옥 있지만 박병호가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다면 개막 25인 로스터 합류도 충분히 가능하다.
‘미네소타 스타 트리뷴’ 또한 “만약 박병호가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그는 주로 좌타석에 들어서는 바르가스의 지명타자 포지션, 그리고 마우어의 1루 포지션에 우타 옵션이 될 수 있다”라면서 “박병호는 지난해 첫 32경기에서는 힘과 타자로서의 인내심을 보여줬다. 109타수에서 타율 2할5푼7리, 9홈런, 15타점을 기록했다”며 반등 가능성을 점쳤다.
로체스터(미네소타 산하 트리플A팀)로 내려갔을 당시 박병호와 함께 했던 스튜 클리번 투수코치 역시 성실한 박병호의 재기를 기원했다. 클리번 코치는 “자세는 그보다 더 좋을 수가 없다. 그는 매우 뛰어난 사람이며, 매우 긍정적이다. 클럽하우스와 야구장에서 모두에게 훌륭한 동료였고 또한 팬들에게도 훌륭한 선수였다”라면서 박병호가 MLB에 재진입할 것이라고 격려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