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10문10답] 조원우 감독 "승리조 투입 아끼지 않는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7.02.11 06: 15

 미국 애리조나에는 롯데, LG, 넥센, NC, kt 5개팀이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다. OSEN 취재진은 5개팀을 순회하며 캠프 현장을 취재 중이다. 애리조나 캠프에서 만난 5개팀 감독과 '10문10답' 시리즈를 준비했다. 그 첫 번째는 조원우 롯데 감독이다.
이대호 복귀로 롯데의 스프링캠프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좋다. 조원우 감독은 올해가 계약 마지막 해. 성과를 보여야 한다. 피오리아 캠프에서 만난 조원우 감독은 "10문 1답으로 할게요"라고 웃으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올 시즌 5강 가능성, 외국인 선수 전망 등을 이야기했다. 초보 감독의 부족한 점이나 지난해 불펜 운영을 묻는 돌직구 질문에도 거리낌없이 얘기했다.
1) 이대호 복귀로 주위에선 5강을 이야기한다. 투수 등 객관적 전력이 아직 부족해 보이는데 감독의 생각은.

"이대호 복귀로 큰 힘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이대호가 와서 공격력은 상당히 플러스, 황재균이 빠졌지만 이대호가 4번 치는 것은 파급력은 확실할 것이다.
전력이 아직 강팀이라고 말하기는 그렇다. 작년에 투수쪽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올해 뚜렷하게 보강된 것은 없다. 손승락, 윤길현, 노경은, 송승준 베테랑이 중심을 잡아주고 박세웅을 포함해 박진형, 박시영, 김원중 등 젊은 투수들이 자리잡아야 상위권 도약이 가능할 것이다. 투수력과 디펜스를 다져야 한다."
2) 단순하게 접근하면 지난해 5강팀 중 한 팀을 끌어내리고 롯데가 올라간다면 5강 진출이 가능하다. 현재 시점에서 롯데의 5강을 얼마나 기대해도 될까.
"지난해 5강팀이 여전히 강하다. LG나 KIA는 전력이 보강됐고, 두산은 여전히 최강이다. 넥센도 조상우와 한현희가 복귀하고, NC는 기본적으로 강팀이다.
그래도 감독 입장에서는 목표를 최상으로 잡는다. 좋은 방향으로 생각해야 한다. 지난해 우리가 5강 싸움하다가 후반에 강민호, 맥스웰 부상 이탈로 무너졌다. 올해 충분히 싸워볼 만하다. 자신은 있다."
3) 감독이 되고 지난해 첫 시즌을 치렀다. 지나고 나서 조금 부족하다든가, 보완해야 한다는 것을 느낀 것은 있는지.
"준비 부족도 있고, 안일하게 '생각대로 될 것이다'라고 확신한 것도 있었다. 한 시즌을 치러보니 생각보다 1년 동안 변수가 많이 생기더라. 부상, 부진도 있고. 백업도 충분히 만들지 못했다. 1년차 초보 감독으로 부족했다. 지난해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 더 분발하겠다."
4) 초보 감독으로 마운드 운영에 대한 아쉬움, 시즌 중반 승리조 투입을 아끼지 않았나 하는 얘기들에 어떻게 생각하는지.
"우리가 불펜을 아꼈다고 말하지만, 우리 원칙대로 간 거다. 투구수, 연투를 놓고 운영한 거다. 밀어붙여야 되지 않나 하는 상황이 있었지만, 그때 한 두 번은 선수의 몸상태가 안 좋아 결장할 수 밖에 없는 상황도 있었다. 외부에서는 그걸 모르니깐 '왜 아끼나, 강하게 갔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투수코치와 상의해서 무리해도 된다 싶음 던지게 했다. 느슨하게 운영했다고 생각은 안 한다. 그런 상황에서 손승락이 완벽하게 1이닝 막아준다 하면 연투도 하고 승부처에서 과감하게 투입했을 것이다. 하지만 몸 상태가 조금 안 좋은데 무리했다가 역전패 당하면 팀에게도 마이너스, 선수도 '그냥 쉬었으면 좋았는데'라는 후회가 쌓인다.
지려고 하는 감독은 없다. 어떻게 해서든 이기려고 한다. 외부에서 지적, 오해는 충분히 알고 있는 부분이다."
5) 이대호가 복귀했지만, 황재균이 빠졌다. 1루(이대호)와 2루(외국인 번즈) 내야 오른쪽은 완벽해보이는데, 왼쪽 라인(유격수-3루수)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유격수는 신본기와 문규현이 경쟁 구도다. 현재로선 지난해 후반기 많이 출장한 신본기가 주전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황재균이 빠진 3루수는 말그대로 경쟁이다. 차지하는 사람이 임자다. 오승택, 정훈, 김대륙 그리고 문규현이 3루로 뛸 수 있다. 김상호도 첫 훈련 때 (이대호가 복귀한)1루가 아닌 3루로 슬쩍 가더라. 주전이 될 수 있는 기회를 두고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면 팀으로서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6) 무릎 재활 중인 강민호는 개막전 준비된다고 들었다. 이제 나이가 수비 이닝을 관리해줘야 할 거 같은데.
"몸은 시범경기에 맞추라고 했다. 지금 수비는 하지 않고 방망이만 치고 있는데 상태는 좋아 보인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시범경기에 내보낼 생각이다.
포수는 항상 관리를 해줘야 한다. 작년에 미스한 것 중 하나가 강민호가 중요한 타이밍에서 부상 이탈하면서 구심점을 잃었다. 순위 싸움 중요할 때. 그게 또 간과한 점이 있다. 감독과 트레이닝 파트에서 '좀 쉬어라' 할 때, 민호는 '괜찮습니다. 나가겠습니다'라고 출장 의지를 보였다. 선수 말을 곧이곧대로 좋은 쪽으로 믿고 내보냈는데 안 좋은 상황으로 됐다. 김사훈 등 백업 포수들을 적절하게 출장시키면서 강민호를 관리해 줄 것이다."
7) 용병 몸값이 10개 구단 중 제일 저렴하다. 사도스키가 잘 파악해 저비용 선수를 찾은 건지. 타구단은 100만 넘는 투수들이 많다. 물론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성적이 연봉 순서대로 되는 건 아니겠지만, 외국인 선수에 대한 생각은.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을 뽑아 왔다. (빅리그)경험보다는 가능성을 본 건 맞는 부분이다. 그래서 몸값도 적다. 용병은 적응을 못 하면 끝이다. 적응이 우선이다. 적응을 잘 하게끔, 자기 플레이 하게끔 감독이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초반이 중요하다. 마켈과 번즈가 4-5월 자신감 있게 플레이하고 결과가 좋으면 계속 잘 될 것이다. 반대로 초반에 적응 못하면 답이 없다."
8) 내야수 번즈는 어떤가. 기대치는 어느 정도.
"내야 수비 측면에서는 큰 기대가 되고 보탬이 될 거다. 주루도 마찬가지로 좋다. 방망이가 걱정인데, 마이너리그 성적을 보면 (타팀 외국인 타자에 비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나이가 어리고 성장 가능성이 있으니까 국내 와서 적응해서 잘 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국내 코치보다는 그래도 프랑코 타격코치가 있으니깐. 잘 따르고, 잘 가르치고, 잘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방망이도 좋아질 것으로 본다."
9) 4번 이대호를 두고 앞뒤 타순 조합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시범경기까지 지켜봐야겠지만.
"번즈가 타격을 어떻게 하느냐에 변화가 많을 거 같다. 번즈가 앞으로 갈지, 하위로 내려갈지 따라 국내 타자들의 타순이 정해질 것이다.
번즈가 테이블세터로 나가면 손아섭이 3번을 치고 5~6번은 최준석, 강민호가 칠 수 있다. 번즈가 아주 좋으면 5번도 가능하다. 손아섭이 1번도 가능하니까.
(번즈가 안 좋아 6~7번으로 내려간다면?) 그러면 손아섭-김문호, 전준호-김문호 테이블세터도 가능하다. 3~4번 칠 자원은 있으니까, 번즈의 상태를 보고 결정될 것이다.
(발이 빠른 번즈가 5번 적격으로 보이는데. 느린 최준석, 강민호를 이대호와 떼어놔야 하지 않을까?) 떼어놓은 것도 방법이다. 발이 느린 타자들이 줄줄이 있으면 안타 3개를 쳐도 점수가 못 날 수도 있다. 준석이가 2루에 있으면 2루타를 쳐야 들어올거니까. 반대로 한방 펀치력이 있어서 그 라인업에 투수가 부담 가질 수 있다."10) 타선에서 번즈가 키라면 마운드의 키는 누가 될까.
"마운드에선 박세웅이겠죠. 올해로 1군 3년차인데 자리를 잡는다면 3선발로 확실하게 해주면 좋겠다. 10승은 기대한다. 세웅이가 외국인 투수와 함께 원투쓰리가 되면 우리 선발이 강해진다. 지금 우리 3~5선발은 모두 5선발급이다. (어린 박세웅에게 너무 부담되지 않을까. 송승준이 복귀하면 3선발로 든든하지 않을까?) 말처럼 복귀하면이니까. 물론 송승준도 중요한 역할을 해줘야 한다." /orange@osen.co.kr
[사진] 피오리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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