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 다른 처지에서 2017년 시즌 개막을 기다리는 한국인 메이저리거 3인방이 미 언론이 선정한 팀별 최고 반등(comeback) 기대주로 뽑혔다.
미 스포츠전문매체인 ESPN은 11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MLB) 30개 팀 각각의 2017년 반등 기대주를 선정했다. 눈에 띄는 것은 한국인 선수들이 이 명단에 대거 포함됐다는 것이다. 김현수(29·볼티모어), 박병호(31·미네소타), 추신수(35·텍사스)가 팀을 대표하는 기대주로 이름을 올렸다. MLB 재입성에 성공한 에릭 테임즈(31·밀워키) 또한 한 자리를 차지했다.
ESPN은 김현수에 대해 “한국에서 오랜 경력을 보내고 미국 무대에 데뷔한 김현수는 첫 해 타율 3할2리, 출루율 3할8푼2리, 장타율 0.420이라는 매우 견고한 성적을 냈다”라면서도 “한 가지 재밌는 사실은 빅리그 첫 시즌 동안 좌완을 상대로 안타를 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김현수는 2016년 좌완 상대 17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고 작년을 떠올렸다.
이에 ESPN은 “김현수가 플래툰 멤버가 될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김현수는 볼티모어의 좌익수로는 첫 머리에 뽑힐 것”이라면서 좌완 상대 성적이 김현수의 2017년을 좌우할 것이라 내다봤다. 만약 좌완을 상대로도 일정 궤도에 오른다면 김현수의 올해 성적은 지난해보다 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묻어있다.
박병호는 미네소타의 기대주였다. ESPN은 “한국에서 53홈런을 친 박병호는 지난해 이맘때 미네소타의 가장 활기 넘치는 영입이었다. 몇몇 타구에서 자신의 힘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지난해 타율이 1할9푼1리에 머무르며 고전했고 손에 문제가 나타난 끝에 궁극적으로 트리플A로 내려갔다”고 박병호의 2016년을 정리했다.
ESPN은 이런 지난해 성적 때문에 더 이상 박병호가 주목받는 선수는 아니라고 하면서도 “만약 뛰어난 봄(스프링캠프에서의 호성적을 의미)을 보낸다면 상황은 급격히 달라질 수 있다. 박병호를 방출대기할 당시 데릭 팔비 사장은 박병호가 팀에 남기를 희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라면서 이번 스프링캠프 성적을 주목했다.
텍사스에서는 추신수가 뽑혔다. ESPN은 “추신수는 지난해 부상자 명단만 네 차례를 다녀왔다. 종합적으로 그는 단 210타석밖에 들어서지 못했고 99의 조정 OPS(OPS+)를 기록했다”라면서 지난해 극심한 부상 불운으로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지 못한 추신수를 조명했다.
다만 ESPN은 “텍사스는 그들의 라인업에 수많은 타자들을 보유하고 있다”라며 팀 내 특급 유망주인 조이 갈로의 중용을 점쳤다. 오히려 이는 추신수에게 도움이 될 수도,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시선이다. ESPN은 “만약 텍사스가 추신수를 지명타자 포지션에서 더 많이 기용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면 추신수는 당초보다 더 많은 것을 증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명타자로 나서면 외야에서 뛸 때보다 더 좋은 타격 생산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뜻이다.
한편 ESPN은 테임즈에 대해 “아시아에서 번쩍였던 힘은 그의 첫 번째 빅리그 생활에서도 보여줬던 것이다. 그러나 그는 정확성 측면에서 꾸준함을 보여주지 못했다”라고 당시를 회상하면서 “밀워키는 테임즈와 3년 1600만 달러 계약을 맺었고 그런 (과거의) 양상이 바뀌기를 희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kullboy@osen.co.kr
ESPN 선정 팀별 반등 기대주
잭 그레인키(애리조나), R.A 디키(애틀랜타), 김현수(볼티모어), 데이빗 프라이스(보스턴), 제이슨 헤이워드(시카고 컵스), 제임스 쉴즈(시카고 화이트삭스), 델빈 메소라코(신시내티), 얀 곰스(클리블랜드).
그렉 홀랜드(콜로라도), 아니발 산체스(디트로이트), 댈러스 카이클(휴스턴), 마이크 무스타커스(캔자스시티), 휴스턴 스트리트(LA 에인절스), 야시엘 푸이그(LA 다저스), 지안카를로 스탠튼(마이애미), 에릭 테임즈(밀워키).
박병호(미네소타), 맷 하비(뉴욕 메츠), 개리 산체스(뉴욕 양키스), 소니 그레이(오클랜드), 클레이 벅홀츠(필라델피아), 게릿 콜+제임슨 타이욘(피츠버그), 트레버 케이힐(샌디에이고), 맷 캐인(샌프란시스코).
펠릭스 에르난데스(시애틀), 콜튼 웡(세인트루이스), 알렉스 콥(탬파베이), 추신수(텍사스), 저스틴 스목(토론토), 브라이스 하퍼(워싱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