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사이먼(35, KGC)과 오세근(30, KGC)이 전자랜드 골밑을 점령했다.
안양 KGC인삼공사는 10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개최된 2016-17 KCC 프로농구 5라운드서 인천 전자랜드를 88-85로 제압했다. 3연패를 끊은 KGC(26승 12패)는 공동 1위에 복귀했다. 6위 전자랜드(18승 20패)는 7위 LG에 반 게임차로 쫓기는 신세가 됐다.
사이먼과 오세근으로 이어지는 KGC의 막강한 높이를 전자랜드가 감당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었다. 경기 전까지 사이먼은 전자랜드전 4경기서 평균 26.4점, 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특히 야투율이 무려 74%에 달했다. 도저히 막기 힘든 수준이었다는 의미다. 오세근도 전자랜드전 9.2점, 7.4리바운드를 보탰다. 확률상 KGC 골밑이 터지면 전자랜드는 필패였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사이먼이 (우리를 상대로) 30점씩 넣지만, 일대일은 없고 속공이 10점 정도였다. 이정현 등에게 도움수비를 가다 빅맨에게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오늘은 수비에 변화를 줬다. 아스카의 컨디션이 좋다”고 자신했다.
김승기 KGC 감독은 “아스카가 화려하지 않지만 잘 버텨준다. 수비가 거칠다”고 인정하면서도 “공격은 켈 리가 강하다. 잘 뛰어다녀 수비하기 부담스러웠다”고 평했다. 결국 아스카로 이득을 보려면 사이먼을 적어도 15점 이하로 묶어줘야 의미가 있었다. 사이먼을 못 막고, 득점은 제임스 켈리보다 못해준다면 아스카로 가는 의미가 없는 셈.
사이먼은 1쿼터부터 가볍게 8점, 3리바운드로 아스카(2점)를 압도했다. 외곽슛에 의존한 전자랜드는 2쿼터 2점슛 성공률이 4/13으로 떨어졌다. 반면 KGC는 같은 기간 2점슛 시도 9개 중 6개를 적중시켰다. KGC가 38-25로 전반전을 앞섰다.
허리가 아픈 오세근은 통증을 참고 뛰었다. 오세근이 코트에 서 있는 것 자체로 존재감이 대단했다. 3쿼터 오세근은 동료의 슛 실패를 잡아 골밑슛을 넣었다. 사익스에게 걸어주는 스크린도 보이지 않는 공헌이었다. 오세근과 김민욱이 버텨주면서 사이먼과 휴식시간을 벌 수 있었다.
사이먼은 6점 차로 쫓긴 4쿼터 중반 팁인 덩크슛을 꽂았다. 이어진 공격에서 사이먼은 외곽의 양희종을 정확하게 보고 패스를 줬다. 양희종이 3점슛으로 보답했다. 사이먼은 점프슛까지 꽂았다. 4점 차가 될 경기가 순식간에 13점 차가 됐다. 전자랜드 추격에 확실한 찬물을 끼얹은 사이먼이었다.
이날 사이먼(19점, 9리바운드)과 오세근(11점, 10리바운드)은 30점, 19리바운드를 합작하며 높이의 위력을 과시했다. 전자랜드는 올 시즌도 높이의 한계로 고비를 넘지 못하는 모양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KBL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