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 열릴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할 16개 팀의 최종 엔트리가 발표된 가운데 도박사들은 홈팀 미국의 우승 가능성을 가장 높게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스포츠 베팅사이트인 ‘보바다’는 10일(한국시간) WBC 우승 배당을 공개했다. 28인 엔트리가 모두 공개된 뒤 나온 첫 배당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베팅이라고 하지만 엄청난 판돈이 오고가는 만큼 배당률 산정은 스포츠 전문가들의 면밀한 분석 속에 나온다. ‘보바다’의 오즈메이커들은 미국을 우승후보 1순위로 뒀다.
역대 WBC 무대에서 좀처럼 기를 펴지 못했던 미국은 2/1 배당을 받으며 큰 기대감을 인정받았다. 1을 걸면 원금 1과 수익금 2를 포함해 3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2위는 전 대회 우승팀으로 2연패에 도전하는 도미니카 공화국으로 5/2였다. 호화 멤버를 공개한 두 국가는 예선 1라운드부터 맞붙는 등 이번 대회 최고 흥행카드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안방에서 열리는 대회임에도 3회 대회까지 준결승 한 번 못가본 미국은 짐 릴랜드 감독을 선임한 뒤 이번 대회에 공을 들이고 있다. 비록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 맥스 슈어저(워싱턴), 매디슨 범가너(샌프란시스코)의 출전은 이런 저런 사정으로 무산됐지만 앤드루 밀러(클리블랜드)를 위시로 하는 불펜이 강력하다. 또한 야수 라인업도 짜임새가 있다. 리그 최고 포수인 버스터 포지(샌프란시스코)를 중심으로 폴 골드슈미트(애리조나), 앤드루 매커친(피츠버그), 지안카를로 스탠튼(마이애미) 등 각팀의 간판급들이 출동했다.
이에 맞서는 도미니카도 객관적인 전력에서 밀리지 않는다. 미국에 없는 '슈퍼 에이스'(조니 쿠에토)를 보유한 도미니카 역시 강한 불펜 전력으로 투구수 제한이 있는 WBC 맞춤형 전략을 짰다. 델린 베탄시스(뉴욕 양키스), 줄리스 파밀리아(뉴욕 메츠) 등 MLB를 주름잡은 전현직 마무리투수만 5명이다. 야수진은 적어도 한 방 능력에서 미국을 능가한다. 로빈슨 카노, 넬슨 크루스(이상 시애틀), 매니 마차도(볼티모어), 호세 바티스타(토론토), 핸리 라미레스(보스턴) 등 홈런 타자들이 즐비하다.
그 뒤를 이어 일본(3/1), 베네수엘라(9/1)가 3·4위를 이뤘다. 메이저리거들이 대거 불참해 전력이 약해진 한국은 10/1의 배당률을 받아 푸에르토리코와 공동 5위에 올랐다. 객관적인 전력은 떨어졌지만 오즈메이커들은 1·2회 대회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한국의 저력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쿠바(18/1)가 7위였고, A조 최고 전력으로 뽑히는 네덜란드(25/1)는 의외로 낮은 배당을 받았다. 멕시코(25/1), 캐나다(66/1), 대만(80/1), 이탈리아·중국·호주·콜롬비아(이상 150/1)가 차례로 줄을 섰고 우리와 한 조에 속한 이스라엘은 200/1의 배당으로 16개 국 중 우승확률이 가장 희박한 팀으로 지목됐다. 배당률은 엔트리 변경 및 각 팀의 사정에 따라 수시로 바뀔 수 있다.
이번 대회 출전국 중 WBC 최다승 기록은 1·2회 대회 우승팀인 일본(17승7패)이 가지고 있다. 그 다음이 도미니카 공화국(14승4패)과 한국(14승5패)이며, 쿠바(13승7패), 푸에르토리코(13승8패), 베네수엘라(10승7패), 미국(10승10패)까지가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 중이다. 콜롬비아와 이스라엘은 첫 출전이다. /skullboy@osen.co.kr
[사진] 미국 대표팀의 불펜 핵심인 앤드루 밀러. [사진]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