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후발주자 스크라이크존이 연내 업계 1위를 목표로 내걸었다. 과연 이런 스크라이크존의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스트라이크존을 운영하는 뉴딘콘텐츠 김효겸 대표는 9일 종로 직영점 종각구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작년 매출이 전년 대비 411% 성장한 만큼 연내 120개 정도의 가맹계약을 따내야 한다. 하지만 충분히 달성 가능한 목표"라며 연내 200호점을 개설로 스크린야구 업계 판도를 뒤엎겠다는 각오다.
국내 스크린야구는 현재 대표적으로 3개사가 경쟁을 펼치고 있다. 리얼야구존이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스트라이크존과 레전드야구존이 그 뒤를 추격하고 있다.
업계 1위라는 개념은 매장수를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 결국 102개 가맹점을 보유한 스트라이크존은 선두로 나서기 위해서는 현재 180여개의 매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리얼야구존과의 간격을 빠르게 좁혀 나가야 한다.
▲ 상생의지
스트라이크존이 다른 업체와의 차별점으로 전면에 내세운 것은 가맹점 점주들과의 상생의지다. 기술력과 사업 노하우를 가진 가맹본부와 현장에서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개선의지를 보이는 점주들의 관계를 선두 도약 무기로 여기고 있다.
이를 위해 스트라이크존은 업계 최초로 SM(스토어 매니저)/STM(스토어 테크니컬 매니저) 제도를 도입했다. 경영 컨설팅과 기술적인 현안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일종의 슈퍼바이저를 통해 적극적으로 소통, 끝까지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겠다는 것이다. 이밖에 스트라이크존은 가맹점주들의 의견을 수렴, 협의할 수 있는 정책협의회를 만들었다.
특히 김 대표는 "기계 업데이트 비용은 따로 과금하지 않는다. 이를 명목으로 매출을 올릴 계획은 없다. 패치를 통해 업데이트는 무료로 공급할 예정"이라고 잘라말했다.
다만 김 대표는 "올 연말이나 내년 초 프리미엄급 머신을 개발해 공급할 예정이다. 150~160km대 공을 치고 싶은 분들이나 실전 연습이 필요한 분들을 위해 공급하는 만큼 과금이 발생한다. 또 골프존의 나스모(나의 스윙 모습) 같은 개념을 1분기 안에 도입한다. 여기에는 카메라 등이 설치돼야 하는데 그런 비용은 어쩔 수 없이 과금된다. 추가적인 디바이스는 별도로 판매한다. 하지만 토탈 업그레이드에 대한 과금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청연 사업본부장도 "현재 스트라이크존의 점유율은 32% 정도된다. 그러나 현재 월 매장 증가율은 1위다. 선두 업체와 격차가 크게 날 정도"라며 "스트라이크존은 단순 매장 확장이 아니라 프랜차이즈로 시작한 만큼 상생의 가치도 봤다"고 강조했다.
▲ 미래지향적 의지
스트라이크존은 골프존유원홀딩스의 자회사다. 그런 만큼 골프존에서 쌓은 그래픽이나 볼에 대한 사실감 구현 기술 등의 자산이 스크라이크존에 고스란히 담겼다. 상대적으로 작지만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기업인 셈이다. 스트라이크존이 단기간에 업계 2위까지 치고 오를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아직 개인화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청소년들이 공간, 사회적 관계를 통해 즐거움을 느꼈으면 한다. 사회 관계를 통한 즐기는 것을 모토로 하는 콘텐츠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해 당장은 시기상조란 점을 설명했다.
하지만 스트라이크존은 최종적으로 골프존이 지향하고 있는 증강현실(AR) 및 가상현실(VR) 계획까지 구현할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 당장은 아니지만 서서히 4차 산업 혁명에 동참할 수 있는 업체로 발돋움하리라 보고 있다. 뉴딘콘텐츠가 골프존유원홀딩스의 비골프 부문을 맡고 있는 자회사 중 하나라는 점에서 더 그렇다.
또 스트라이존은 다른 종목으로 사업 범위를 넓히려 한다. 조규하 개발본부장은 "공이 나오고 스크린과 함께 반응이 일어날 수 있는 종목을 보고 있다. 테니스가 그런 조건에 맞는 것 같다. 공간이 좀더 넓어야 하지만 야구만큼 많은 인구가 있고 누구나 레슨을 편하게 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면 어떨까 고민하고 있다. 기본적인 검토와 함께 센서를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스트라이크존은 해외진출도 적극 고려하고 있다. 김 대표는 "대만은 야구가 국기인 나라다. 별다른 놀이 문화가 없는 장점이 있기도 하다. 대만을 1차 해외진출국으로 삼고 실패할 수 있지만 거기서 단단해진 이후 올 하반기 일본과 미국 진출을 타진할 것이다. 골프존의 해외진출 실패 사례가 있는 만큼 답습하지 않고 보다 현지화된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 보여주기식 성과보다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간다는 사명감을 보여주려 한다. 이후 도미니카 등 타 국가와도 접촉할 생각이다. 러브콜은 이미 와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든든한 모기업 지원
스트라이존이 1위 기업을 목표로 할 수 있는 데는 골프존이라는 든든한 모기업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리얼야구존, 레전드야구존 등 다른 경쟁사들과 비교해 금전적인 동원 능력에서 자신감을 보일 수 있는 부분이다.
실제 김 대표는 이날 "올해 스트라이크존은 지난해 17억 원보다 많은 30억 원을 투자할 것"이라며 "트와이스와 계약이 끝나면 레전드급 거물을 기용해 가맹점 활성화 정책에 도움이 되게 할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이미 30억 원보다 많은 예산이 스트라이크존에 책정됐을 것이라는 소문이 나있는 상태다.
스트라이존은 작년에도 14차례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차량지원 행사는 물론이고 전국 온라인 야구 대회 등 다양하고 공격적인 마케팅 행사를 벌였다. 이를 바탕으로 60개 정도를 목표하던 가맹점이 100개를 넘어섰다. 이는 올해도 마찬가지가 될 전망이다.
▲ 경쟁은 현재진행형
스트라이크존의 이런 목표에 선두 업체 리얼야구존도 가만 있지는 않을 것 같다. 선두 수성을 위해 새로운 프로그램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리얼야구존은 당장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프로그램을 구현할 예정이다. 사용자가 직접 구단과 선수를 만들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리얼야구존 관계자는 올해 새롭게 선보일 프로그램에 대해 "자기만의 구단을 만들어 선수들의 능력치를 키울 수 있도록 돼 있다.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해 체형, 성향, 유니폼, 헤어스타일 등을 유저가 직접 지정할 수 있다. 1번 타자는 작고 날렵한 선수, 4번 타자는 힘을 위주로하는 화려한 유니폼의 선수 등으로 지정이 가능하다. 게임을 많이 할수록 성장해가는 육성시스템을 포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리얼야구존은 해외진출에도 신경쓰고 있다. 이미 작년 11월 도쿄에 지점을 오픈, 일본 진출에 성공했다. 현지 반응도 좋은 편이라고. 리얼야구존은 오는 3월초 중국 상하이에 지점을 낼 예정이며 상반기 중 오사카에 일본 2호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대만과 홍콩과도 지사를 내고 매장 입점 장소를 물색하고 있다.
뉴딘콘텐츠는 골프존엔터테인먼트의 새 이름이다. 골프존엔터테인먼트는 '쿠키를 부탁해' 등 모바일 게임을 출시했지만 실패했다. 이에 김 대표는 "모바일 게임 사업으로 실패를 맛보면서 개인적으로 성숙해지고 단단해졌다. 경영은 이렇게 하는 것이 아니구나라는 것을 느꼈다. 항상 긴장된 분위기가 필요하다. 그런 점을 이번 콘텐츠에 녹이고 있다. 골프존엔터테인먼트의 실패 사례를 겸허히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스트라이크존의 가장 큰 자신감은 상생의지, 미래지향적 의지, 든든한 모기업 지원 외에 실패를 통해 재도약 기반을 마련한 것이라 볼 수 있다. /letmeout@osen.co.kr
[사진] 뉴딘콘텐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