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기회다".
2016년은 전북 현대에게 기쁨과 아픔을 동시에 준 한 해다. 10년 만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올랐지만, 2013년 소속 스카우트가 심판에게 금품을 전달한 사실이 드러나 징계를 받았다. 결국 전북은 올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이 제한됐다.
전북의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 제한으로 소속 스카우트의 심판 매수 사태는 일단락 됐다. 이에 책임을 지기로 약속했던 전북의 수장 이철근 단장이 사퇴 했고, 전북은 새로운 수장 백승권 단장을 맞이하게 됐다.
이철근 단장의 사퇴에 축구계에서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이철근 단장이 전북의 전성기를 이끌며 클럽하우스 건립, 체계적인 유소년 시스템 구성 등 성적만이 아닌 인프라 구축 등 여러 방면으로 전북을 발전적인 방향으로 이끈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백승권 단장이 배턴을 이어받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려의 시선은 안도의 한숨으로 바뀌고 있다. 백승권 단장이 축구와 전혀 관련이 없는 인물이 아닌 2000년부터 2009년까지 전북에서 근무하며 부단장까지 역임한 축구 DNA를 가진 인물이기 때문이다.
백 단장은 "갑자기 오게 돼 어깨가 무겁다. 부담도 없지 않다. 그러나 전북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생소하지 않다"며 "위기라고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기회다. 이번 기회를 통해 더 성장하도록 하겠다. 디딤돌로 삼고 발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백승권 단장이 전북을 떠난 사이 전북은 많은 성장을 했다. 세계적인 수준의 클럽하우스를 건립했고, 제대로 된 유소년 시스템도 만들었다. 최근에는 '비전 2020' 프로젝트를 통한 유소년 시스템 발전 등 장기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백 단장은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위상이 올라갔다. 명실상부한 K리그 리딩 클럽의 반열에 올라서 흐뭇하다"면서 "유소년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잡혔다. 또한 클럽하우스의 시설이 대단하다. 예전에 전전긍긍하던 시절이 생각나기도 한다"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전북의 발전 방향에 대해 만족하고 있는 만큼 이미 수립된 발전 계획의 수정은 없을 전망이다. 백 단장은 "'비전 2020' 등에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전북의 축구 성지화, 글로벌 인재 육성, 평균 관중 3만명, 재정 자립도 향상 모두 추진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근래 전북의 강력한 스쿼드를 구성하게 만든 지원의 갑작스러운 축소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백 단장은 "중요한 사항, 잘하고 있는 사항은 유지하고 발전시키려고 한다. 개선점이 있으면 하나씩 해결할 것이다. 선수단과 구단 모두 급작스러운 변화는 없을 것이다"고 밝혔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전북 현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