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집중분석] ‘데뷔전’ 대니, 현대캐피탈 구세주될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2.09 21: 14

올스타 브레이크를 전후로 경기력이 다소 떨어지며 고전했던 현대캐피탈은 외국인 선수 교체로 승부를 걸었다. 공격력이 부족해 결정적인 순간 힘을 쓰지 못했던 톤 밴 랭크벨트를 퇴출시키고 크로아티아 출신의 레프트 자원인 다니엘 갈리치(30·200㎝·등록명 대니)를 영입했다.
남은 정규시즌 일정은 물론 포스트시즌까지 내다본 포석이었다. 심지어 자신감마저 떨어진 톤의 기량으로는 포스트시즌의 중압감을 이겨낼 수 없을 것이라 본 것이다. 자연히 대체 선수인 대니의 전체적인 기량에 관심이 모일 수밖에 없었다. 9일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도 관계자들의 시선은 대니에게 집중됐다.
대니는 최근 경기에 나서지 못해 실전감각이 다소 떨어져 있는 상황이었다. 현대캐피탈 입단 후 훈련을 하기는 했지만 감각과 체력이 완벽하지 않다는 것은 최태웅 감독도 인정했다. 하지만 감각은 경기를 치르면서 해결해야 할 부분이었고 적극적인 태도는 최 감독과 동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날 대니는 선발 출장하며 홈팬들 앞에서 V-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아직 손발을 맞춰본 시간이 짧은 대니였다. 경기 전 최 감독은 “(주전 세터인) 노재욱과의 호흡은 괜찮다”고 평가했지만 실전은 다를 수밖에 없었다. 최 감독은 “리시브 부담을 최대한 줄여주는 포메이션을 짰다”고 했지만 대한항공 서버들은 대니를 노렸다. 공·수 모두에서 부담이 큰 환경이었다. 초반에는 호흡이 잘 맞지 않아 어정쩡한 공격도 나왔다.
다만 백업 세터인 이승원이 들어온 뒤 조금 나아진 모습을 보이며 1세트를 3득점과 공격 성공률 50%로 마쳤다. 2세트에서는 이승원과 호흡을 맞추며 중앙 후위공격까지 성공시키는 등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꾸준히 감이 좋았던 서브는 2세트 17-12에서 첫 서브 득점에 이어 곧바로 연속 서브 득점이 터졌다. 2세트에서는 서브 득점 2개를 포함해 5득점(성공률 50%)로 무난한 흐름을 이어갔다.
관심을 모은 것은 3세트부터의 경기력이었다. 두 달 정도 실전에 나서지 못한 상태라 경기 체력이 크게 떨어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실제 타점은 다소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노련하게 상대 블로커를 이용하는 장면도 몇 차례 있었고 공격 성공률은 오히려 3세트에 62.5%로 더 높아지며 세트 팀 내 최다인 6점을 따냈다. 다만 팀은 3세트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세트스코어 1-3으로 졌다. 4세트 들어서는 공격에서 큰 보탬이 되지 못하기도 했다.
이날 대니의 전체 성적은 16점에 공격 성공률 46.42%. 블로킹은 1개, 서브는 2개를 성공시켰다. 리시브는 3세트까지 총 19번의 시도 중 6번을 성공(실패 1번)해 26.3%로 다소 처졌다. 다만 첫 경기임을 감안하면 합격점을 내릴 수 있는 성적이었다. 앞으로 세터들과의 호흡을 맞추고 경기 감각을 다듬는다면 현대캐피탈의 전력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선수임을 증명했다. 서브도 괜찮은 기량을 과시했다.
반대로 앞으로 공격 코스나 약점에 대한 데이터가 쌓이기 시작하면 이 성적을 유지할 수 없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첫 경기에서 잘했던 외국인 선수가 그 다음 경기부터 내리막을 타는 경우도 없지는 않다. 대니가 여러 가능성을 안고 V-리그에 첫 발을 내딛었다. 적어도 전임자보다는 나은 경기력을 보여줘야 현대캐피탈의 노력도 빛을 발할 수 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천안=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