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선호가 역대 전적 5전 전패로 열세인 덴마크를 상대로 사상 첫 승의 기쁨을 맛봤다.
백지선 감독이 이끄는 한국(세계랭킹 23위)은 9일 고양 어울림누리 링크에서 열린 2017 유로 아이스하키 챌린지 개막전서 4-2(0-1 2-0 2-1)의 역전승을 챙겼다. 4개팀이 풀리그로 우승팀을 가리는 이번 대회서 한국은 역대 전적 5전 전패로 뒤졌던 덴마크를 상대로 사상 첫 승의 기쁨과 함께 2018 평창 올림픽을 향한 가능성도 높여갔다.
한국은 1피리어드서 덴마크의 공세를 막아내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경기 초반 덴마크가 한 명 퇴장 당해 한국은 파워 플레이 기회를 잡았지만 조직적인 상대의 포어체킹에 막혀 반대편으로 넘어가지 못했다.
긴장이 풀린 한국은 치열하게 경기를 펼쳤다. 철저하게 수비를 펼치면서 역습을 노렸다. 비록 많은 슈팅 기회를 잡지 못했지만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선제골은 덴마크가 터트렸다. 경기가 지루해질 틈을 놓치지 않고 덴마크는 부주장인 에밀 크리스텐슨이 강력한 슈팅으로 득점을 기록했다. 정면에서 크리스텐슨이 시도한 슈팅은 골리 맷 달튼이 반응을 하지 못했을 정도. 크리스 앞에서 버티고 있던 덴마크 공격진에 가려 손 쓸 틈 없이 1피리어드 15분 36초 선제골을 내줬다.
이번에 한국을 찾은 덴마크는 비록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나서지 못하지만 세계랭킹 13위의 강호. 이번 대회에 미켈 바드커(산호세 샥스), 니콜라이 일러(위니펙 제츠), 프레드릭 안데르슨(토론토 메이플립스) 등 빅리거들은 참가하지 않았다. 그러나 선제골의 주인공인 크리스텐슨은 유럽 상위리그인 SHL에서 주목 받는 선수. 평창 올림픽 최종예선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0-1로 뒤진 채 2피리어드를 맞이한 한국은 이날 경기서 가장 귀한 찬스를 잡았다. 1피리어드 막판 덴마크가 2명의 선수가 퇴장 당하며 5-3의 경기를 펼친 것.
그러나 한국은 4차례나 김상욱이 강력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을 만들지 못하며 결정적인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한국도 정상적인 전력은 아니다. 공격과 수비의 핵심인 김기성과 브라이언 영이 부상으로 대회에 나서지 못했다. 전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한국은 2피리어드서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2피리어드 중반 마이클 스위프트가 2차례 날카로운 슈팅을 기록했다. 스위프트는 개인기량을 통해 상대 골리와 일대일 기회를 만들기도 했다. 비록 골을 만들지 못했지만 덴마크 수비진을 괴롭히는데 충분했다.
끊임없이 공세를 펼치던 한국은 기어코 동점골을 터트렸다. 2피리어드 9분 41초 역습을 펼친 한국은 신상우의 패스를 받은 이돈구가 기습적인 슈팅으로 덴마크의 골문을 열었다.
예상외로 한국은 동점골을 터트린 후 공세를 이어갔다. 수비가 안정되면서 한국은 빠른 역습을 통해 추가골을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한국의 공격에 덴마크는 거친 수비로 막아낼 수밖에 없었고 파울로 퇴장을 당하기도 했다.
한국은 파워 플레이 상황서 경기를 뒤집었다. 2피리어드 종료 58초를 남기고 덴마크가 한 명 퇴장 당한 상황에서 에릭 리건의 패스를 받은 김원준이 날카로운 슈팅으로 득점, 2-1을 만들었다.
상대전적 5전 전패를 기록하고 있던 한국은 첫 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기대는 부담이 아니라 활발한 경기력으로 나타났다.
멈추지 않고 맹렬하게 공세를 펼치던 한국은 3피리어드 6분 12초 김상욱이 문전 혼전 중 감각적으로 밀어 넣으며 3-1을 만들었다. 덴마크 선수 한 명이 퇴장 당한 파워 플레이 상황서 한국은 침착하게 득점을 기록, 점수차를 벌리며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스코어로 증명했다.
조직력에서 앞선 한국의 공세는 계속 이어졌다. 개인기량이 떨어질 수 있었지만 한국은 몸을 아끼지 않는 허슬 플레이를 펼치며 경기를 유리하게 이끌었다.
덴마크도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3피리어드 8분 59초 마르쿠스 라우드센이 만회골을 터트리며 추격에 나섰다. 한 골을 만회한 덴마크는 맹렬하게 동점골을 노렸다. 하지만 한국은 수비 안정을 통해 분위기를 반전 시켰다. 또 파워 플레이 상황에서 김상욱이 시도한 슈팅이 골대를 맞고 튀어 나오기도 했다. 한국은 경기 종료 5초를 남기고 마이클 스위프트가 엠티넷 골로 첫 승을 완벽하게 마무리 했다. / 10bird@osen.co.kr
[사진] 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