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성소수자·시위·초능력..어두운 이면 다룬 '이색 웹 무비' [종합]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2.09 18: 17

 살인, 성(性) 소수자, 장애인, 시위, 초능력 등 사회적 약자를 다룬 네 편의 웹 무비가 탄생했다.
9일 오후 서울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웹 무비 언론시사회에서는 ‘저 사람’ ‘결혼식’ ‘숨길 수 없어요’ ‘개들의 침묵’ 등 네 편의 작품이 외부에 처음으로 공개됐다. 웹 드라마, 웹 예능에 이어 웹 무비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한 것이다.
15분~20분 내외의 러닝타임으로 제작된 모바일용 웹 무비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빠르게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로 인해 직장인들의 출퇴근길, 혹은 휴식시간에 집중적으로 관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먼저 소개된 ‘저 사람’은 작은 농촌에 사는 남자 박성호(윤종구 분)와 그의 베트남 부인 부후옹(강승현 분)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비극을 다룬 작품. 모델 강승현, 배우 조하석, 윤종구, 정미남 등이 출연한다.
연출을 맡은 김연조 감독은 “보시는 분들이 기분이 나쁘라고 만들었다”고 직설적인 기획 의도를 밝혔다. 그의 말마따나 러닝타임 내내 음습한 분위기 속에 여자의 비명소리로 가득 차 있다. 베트남 출신 아내 부후옹은 의문의 남자들에게 성폭행을 당하는데, 그런 아내를 너무도 사랑했던 남편이 가해자들을 직접 찾아 살해하는 내용을 그린다.
부후옹 역을 맡은 모델 강승현은 “제가 소리를 지르면서 남자 주인공의 심정을 변화시켜야 하는데 열심히 소리를 들으면서 했던 것 같다”고 처음 연기에 도전한 소감을 밝혔다. 
이어 배우 손호준 주연의 ‘결혼식’이 이어졌다. 이 작품은 청각 장애를 지닌 지환(손호준 분)이 고등학교 동창 친구의 결혼식장에 찾아가 처음으로 밝히는 속내를 담담하게 풀어냈다. 지환은 동성애자이기도 하다.
손호준은 이날 “다른 언어를 가지고 있는 친구였던 것 같다. 실제로 듣지 못하는 친구들을 만나서 밥도 먹고 이야기를 많이 했었다"며 "새로운 언어를 배워서 집중을 했던 것 같다”고 캐릭터를 소화한 비결을 밝혔다.
시위 현장에서 벌어진 전경들의 이야기를 그린 ‘개들의 침묵’이 세 번째로 상영됐다. 젊은 시절 불합리에 맞서 싸웠던 아버지(김뢰하 분)는 의경의 매질에 다리를 절게 됐다. 침묵하며 살던 그는 아들(김성철 분)을 의경으로 보내게 됐고, 아내의 제삿날 시위 현장에서 만난 아버지와 아들의 안타까운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냈다.
네 번째로 공개된 ‘숨길 수 없어요’는 재채기를 하면 순간 이동을 할 수 있는 독특한 초능력을 가진 우재(주우재 분)와 그런 우재를 사랑하지만 말 없이 사라지는 남자친구를 감당할 수 없어 고민하는 호정(이호정 분)의 사랑을 다룬 로맨틱 코미디다.
이 영화를 연출한 김주원 감독은 “나라를 바꾸는 초능력이 아닌, 밝고 명랑한 데 초능력을 쓰는 남자의 이야기로 작품을 만들어보고 싶었다”며 “사랑하는 데 초능력이 쓰일 수 있는 가볍고 명랑한 소재”라고 소개했다. 이 영화는 모델 주우재와 이호정이 연인으로 출연해 20대 청춘의 로맨스를 달달하게 표현했다.
기획 및 총괄을 맡은 YG케이플러스 윤무철 본부장은 “웹 무비 시장은 규모를 예측하기 어려울 만큼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앞으로 탄탄한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꾸준히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purplish@osen.co.kr
[사진] YG케이플러스 제공 및 [사진]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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