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A조 명단 발표… 한국 1R ‘험난 예고’(종합)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2.09 10: 17

오는 3월 열릴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두고 참가국 16개 팀의 28인 최종 엔트리 및 예비투수 명단이 발표됐다. 한국이 속한 예선 A조는 ‘메이저리거 변수’로 일대 혼란이 예상된다.
네덜란드는 현역 MLB리거들과 일본프로야구에서 뛰는 선수들이 상당수 포함되며 A조 최강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여기에 이스라엘도 전·현직 메이저리거들이 포함됐다. 작 피더슨(LA 다저스) 등으로 대표되는 현역 슈퍼스타는 빠졌지만 충분한 경계가 요구되는 전력이다. 대회 때마다 ‘복병’으로 뽑히는 대만의 전력도 만만치 않아 한국으로서는 1라운드 통과를 위해 사력을 다해야 할 처지다.
네덜란드는 LA 다저스의 최강 마무리인 켄리 잰슨이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을 비롯, 잔더 보가츠(보스턴), 디디 그레고리우스(뉴욕 양키스), 주릭슨 프로파(텍사스), 조나단 스쿱(네덜란드), 알더렐튼 시몬스(LA 에인절스)가 대표팀에 합류했다. 블라디미르 발렌틴, 릭 밴덴헐크 등 한국 팬들에게 익히 잘 알려진 선수들도 이들과 함께 예선 1라운드가 벌어지는 한국을 찾을 전망이다.

잰슨은 2라운드 이후에나 출격할 전망이지만 야수진이 호화롭다. 보가츠, 그레고리우스, 스쿱은 지난해 모두 20홈런 이상을 때린 펀치력이 있는 내야수들이다. 발렌틴과 함께 타선의 중추적인 몫을 할 가능성이 크다. 시몬스는 자타가 공인하는 MLB 최고의 유격수 수비를 갖춘 선수다. 시몬스가 유격수 자리를 지키고, 보가츠, 그레고리우스가 3루와 지명타자 자리를 나눠 갖는 그림이 유력하다.
여기에 마크웰 등 대표팀 경력이 적지 않은 선수들이 있어 전반적인 전력이 탄탄하다. 마운드가 다소 열세라는 평가지만 1라운드 수준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조부모 혈통까지 인정하는 WBC의 특이 규정을 활용했다. 야구 불모지에 가깝지만 전·현직 메이저리거들이 합류해 만만치 않은 전력을 구성했다. 이들은 전성기에서 내려오고 있다는 공통점은 있다. 그러나 가진 내공이 있고, 새 소속팀을 물색하는 선수들도 있어 WBC를 기회의 장으로 이용할 공산이 크다. 6일 첫 대결을 갖는 한국으로서는 베일에 싸인 팀을 상대한다는 점에서 더 부담스러울 수 있다.
2009년 17승8패 평균자책점 4.08을 기록하는 등 MLB 통산 71승을 기록한 스콧 펠드먼, 2004년부터 2009년까지 내리 두 자릿수 승수를 따내는 등 MLB 통산 124승을 기록한 제이슨 마퀴스, MLB 통산 539경기에 뛴 좌완 불펜 요원 크레익 브레슬로우가 마운드에서 이름값을 높인다. 펠드먼은 지명 투수 풀에 있어 2라운드 이후에나 합류 가능하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 그러나 마퀴스는 1라운드부터 뛸 수 있어 한국전에 나설 수도 있다.
야수 쪽에서는 2012년 32홈런을 친 경력을 비롯해 MLB 통산 81홈런을 친 아이크 데이비스가 중심타선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외야수 샘 플러드, 포수 라이언 라반웨이 등도 MLB 경력이 있는 선수들이다. 마이너리그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젊은 자원들이 깜짝 가세할 경우 한국을 위협하는 전력을 갖출 수 있다.
선수 차출에 어려움을 겪은 대만은 양다이강(요미우리)이 부상으로 출전을 고사했고, 내부 알력 다툼에 몇몇 리그를 대표하는 스타들이 출전하지 못해 100% 전력을 꾸리지는 못했다. 왕보룽 린훙위 등 라미고 소속 선수들이 나서지 못하는 것은 큰 손해다. 그러나 한때 MLB 최정상급 투구를 펼쳤던 베테랑 왕젠밍이 마운드의 중심으로 자리하고 천관위 궈진린 송자하오 등 일본파 투수들이 합류하는 등 복병으로서 면모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류현진(LA 다저스) 추신수(텍사스) 김현수(볼티모어) 박병호(미네소타) 강정호(피츠버그) 등 현역 메이저리거들이 부상 및 기타 사정으로 이번 대표팀에 나서지 못한다. 여기에 김광현(SK) 강민호(롯데)라는 전력의 핵심들도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지는 등 이미 수많은 명단 수정을 거친 상태다. 역대 최약체 전력이라는 우려까지 받고 있다. 
그러나 위기 때마다 저력을 발휘했던 대표팀의 힘, 국내 선수들의 만만치 않은 기량, 여기에 1라운드에서 가질 홈 이점까지 고려하면 비관할 만한 상황도 아니라는 평가다. 대표팀은 현재 투수들이 괌에서 합동 훈련을 하고 있으며 오는 12일 대표팀 전체가 모여 오키나와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대표팀은 12일부터 23일까지 오키나와에 머물며 세 차례의 평가전을 진행할 계획이다. 귀국 후에도 대회가 열리는 고척스카이돔에서 쿠바, 호주와의 평가전을 치르며 경찰청, 상무와 경기도 예정되어 있다. 한국은 2006년 1회 대회 당시 4강, 2009년 2회 대회에는 준우승을 기록하며 한국 야구의 위상을 세계에 떨쳤다. 다만 2013년 3회 대회 당시에는 충격의 1라운드 탈락을 당했고 올해 당시의 아픔을 갚기 위해 출격한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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