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청문회보다 짜릿"..'김과장', 이유있는 '풍자' 자신감 
OSEN 정소영 기자
발행 2017.02.09 09: 10

"청문회에서 못했던 대리만족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KBS 2TV 수목드라마 '김과장'에 대한 이재훈PD의 자신감은 괜한 것이 아니었다. 현 시국을 기업 내부로 그대로 옮겨온 듯한 현실감과 이를 코믹하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게 그려내는 전개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속 시원함을 느끼게 하고 있다. 
지난 8일 공개된 '김과장' 5회에서는 불합리한 회사의 요구로 노조 투쟁을 벌이고 있는 택배원들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앞서 TQ그룹은 중국 서안장룡의 투자를 받기 위해 랜덤으로 계열사 중 한 곳을 실사 검토하겠다는 서안장룡의 요구를 받아들였고, 이로 인해 노조 투쟁을 벌이던 택배원들은 다시 한 번 피해를 입어야했다. 

과거 김과장(남궁민 분)과 알고 지냈던 TQ택배 노조위원장 이중권(최재환 분)은 "핸드폰, 유류대, 분실파손보상 다 저희가 부담해야한다. 하루 14시간을 다녀도 남는 게 없다"라며 시위의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제일 엿같을 때가 어린이날이나 크리스마스 때다. 엄청 비싼 로봇, 장난감 배송하고 막상 집에 들어갈 때 인형 하나 편하게 사들고 들어갈 돈이 주머니에 없더라. 딸은 아빠 선물 기다리는데"라며 울먹였다. 
이에 옆에 있던 또다른 택배원이 "높으신 양반들, 있는 양반들 너무 하는 거 아니냐. 우리 택배사원도 엄연히 사원인데 이렇게까지 아무런 관심도 없어도 되는 거냐"라고 울분을 토하자, 김과장은 "택배사원한테 관심이 없는 게 아니라 인간 자체에 관심이 없는 거겠죠"라며 촌철살인 돌직구를 날렸다. 
이러한 택배원들의 이야기는 비단 드라마 속에서만 들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드라마 밖 현실에서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실제 고충인 것. 위의 대사 외에도 노조를 강제 진압하기 위해 TQ그룹 측에서 조폭 용역업체를 푸는 것 역시 꾸며진 일이 아니다. 
앞서 이재훈 PD는 '김과장' 제작발표회 당시 "대통령이 나라의 주인이 아닌 것처럼 회사도 기업오너가 회사의 주인이 아니라 회사원 한 명 한 명이 피땀 흘려 굴러가는 거다"라며 소시민적인 주인공을 내세운 이유를 설명했다.
그의 말대로 '김과장'은 재벌 혹은 상속자들에 주목하지 않고 회사와 사회 속 '을'들에 주목하며 많은 이들의 이야기를 대변한다. 더불어 대변에 그치지 않고 막나가는 '갑'들의 횡포에 날카롭고 묵직한 '돌직구'를 날림으로써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고 있다. '김과장'이 최약체라는 우려를 딛고 방송 4회만에 수목극 1위로 올라설 수 있었던 비결이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김과장'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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