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톡톡] '학교2013'→'푸른 바다' 이지훈, 앞으로가 더 기대돼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2.09 08: 59

 오래 전부터 이 배우가 범상치 않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2016년 온전히 자신만의 스토리를 지닌 인물을 만났다. ‘푸른 바다의 전설’의 허치현.
데뷔작 ‘학교2013’ 이후 주말드라마 ‘최고다 이순신’과 ‘황금 무지개’, ‘블러드’ ‘육룡이 나르샤’ ‘마녀보감’ ‘고호의 별이 빛나는 밤에’ ‘전설의 셔틀’까지 친숙하고 훈훈한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는 이지훈. 그에게 지난해 연말과 올 초는 진화를 위한 새로운 전환점이었다.
아직까지 배우 겸 가수 이지훈(39)과 헷갈려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지훈은 꽤나 여성 팬들이 많은 호감형 배우이다. 저런 얼굴과 키를 갖춘 남자가 당연히 연예인을 해야지 싶을 만큼. 하지만 그를 그저 잘생긴 배우로만 기억하는 건 굉장히 아쉬운 일이다. 연기에 대한 그의 열정을 들어보면, 배우로서 자세를 갖췄다는 생각이 드는 건 한순간이다.

드라마 ‘학교 2013’로 얼굴을 알린 이지훈은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푸른 바다의 전설’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에 또 하나의 비범한 작품을 더했다.
‘푸른 바다의 전설’은 어우야담에 나오는 인어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판타지 로맨스로 인어와 인간의 운명적인 사랑을 그린다. 이지훈은 어머니(황신혜 분)가 새 남자(최정우 분)와 재혼하면서 호적이 바뀌고 이에 허준재(이민호 분)의 이복형이 되는 허치현 역을 맡았다.
초반에는 어머니와 아버지의 말을 잘 듣는 착한 아들이었지만, 준재를 향한 아버지의 진심을 깨닫고 ‘흑화’했다. 착해 보였던 캐릭터가 갑자기 확 변해서 악의 전사로 변신하는 것을 말한다. 말끔한 정장 차림을 하고 차갑게 돌변한 눈빛 연기를 통해 남성적인 매력을 폭발시켰다. 이민호와 팽팽한 대립으로 시청자들에게 긴장감을 선사한 것이다.
이지훈은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표정 연기로 화제를 모았고, ‘푸른 바다’의 애청자들로부터 호평을 얻었다. 대부분의 드라마가 권선징악으로 끝나듯, 허치현은 스스로 죽음을 택하며 종영을 앞두고 먼저 아쉬운 작별을 고했다. 물때를 만났다고도 하고, 혹은 물이 올랐다는 표현을 쓰기도 하는데 이지훈에게 지금이 그때인 듯하다.
2012년 앳된 25세의 나이에 데뷔해 어느 덧 데뷔 6년 차에 접어들었고 30세의 배우가 됐다. 그동안 꾸준히 노력해온 만큼 연기력은 성숙해졌고, 지켜온 소신 있는 선택들과도 큰 부분이 맞닿아 매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천천히 가지만 절대 뒤로 가지 않는 성장형 배우이다. 전지현, 이민호 등 내로라하는 인기 배우들 사이에서 자연스러운 조합을 보여줬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개성이 강한 악역은 좀 더 복합적인 요소를 가지고 시청자들에게 어필한다. 때문에 가장 강하게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것이 바로 악역을 잘 소화하는 것이다. 이지훈은 복잡적인 캐릭터를 기대 이상으로 잘 소화했고, 미워할 수만은 없는 캐릭터로 재미를 안겼다.
성장통을 겪은 그는 이제 배우의 길을 의심하지 않는 단단한 내공을 갖게 됐다. 이지훈의 도전은 지금부터다./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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