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왼손 김석환
박흥식 코치, "이승엽 생각나게 한다"
"승엽이 입단했을 때보다 몸은 더 좋다".
KIA 김석환(18)은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 참가한 유일한 신인 야수다. 지난해 가을 마무리캠프에서 눈도장을 받은 김석환은 당당히 스프링캠프에도 참가했다. 김기태 감독은 "힘이 많이 붙어 왔다"며 지난 가을보다 더 단단해진 등번호 10번의 김석환을 주목했다.
박흥식 타격코치는 "김석환을 보면 이승엽이 생각난다.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스토리도 닮았다. 오히려 몸은 처음 승엽이를 만났을 때보다 더 좋다. 그때 승엽이는 몸이 호리호리했다"며 "지금 김석환을 보면 하체가 정말 좋다. 가을 마무리캠프가 끝나고 하체 웨이트 열심히 하라고 했는데 잘 만들어왔다"고 흡족해했다. 박 코치는 삼성 시절 이승엽의 타격 스승으로 성장 과정을 잘 안다.
동성중-동성고 출신 좌투좌타 김석환은 187cm 87kg 당당한 체격 조건이 돋보인다. 2차 3라운드 전체 24순위로 고향팀에 지명된 그는 고교 2학년 때까지 투수였다. 같은 동성중-동성고 출신 양현종이 비시즌 모교에서 훈련할 때 글러브 등 각종 용품을 선물할 정도로 애정을 보였는데 투수가 아니라 야수로 같은 팀에서 만났다.
김석환은 "중학교 때 처음 양현종 선배를 만났다. '나랑 비슷하다'고 칭찬하며 이것저것 많이 챙겨주셨다. 같은 팀에서 만나게 돼 엄청 좋다"고 웃은 뒤 "고교 2학년 때까지 투수를 했지만 어깨가 안 좋았고, 투구 밸런스도 무너졌다. 투수를 하고 싶었지만 생각처럼 안 돼 아쉬웠다. 투수가 아니지만 타자로 꼭 성공하고 싶다"고 의욕을 불태웠다.
지난 가을에 마무리캠프 경험이 있지만 스프링캠프는 또 다른 무대다. 김석환은 "TV에서 보던 선배님들이 바로 앞에서 훈련하고 계신다. 신기하다. 나도 선배님들처럼 되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된다"며 "박흥식 코치님 주문대로 하체 웨이트를 많이 했다. 몸을 키우기 위해 웨이트를 열심히 했고, 타구에 더 힘이 실리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보완 과제도 있다. 그는 "정확한 타격을 하고 싶다. 코치님 주문대로 완벽해지고 싶다"며 "수비력도 키워야 한다. 지금 1루수와 외야수를 같이 보고 있는데 확실한 수비 포지션을 만들기 위해 수비 훈련에도 집중할 것이다"고 말했다. 투수 출신답게 어깨 하나는 자신 있다고 밝혔다.
김석환의 목표는 박흥식 코치가 말하는 이승엽이다. 김석환은 "처음 마무리캠프에 갔을 때부터 코치님께서 이승엽 선배님과 비슷하다는 말씀을 자주 해주셨다. 큰 힘이 됐다"며 "중장거리보다는 홈런 타자가 되고 싶다. 이승엽 선배님 같은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
[사진] 오키나와=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