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KBO 리그 연봉협상이 모두 끝난 가운데 가장 신바람을 냈던 구단들은 서울을 연고로 한 세 팀이었다. 성적이 좋았고, 저연차 선수들의 연봉이 크게 오르며 비교적 기분 좋게 연봉협상을 마무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구단의 연봉 협상 발표를 종합한 결과, 전년 대비 50% 이상 연봉이 오른 선수는 총 75명이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이 대상자가 가장 많은 팀은 LG와 넥센으로 각각 11명이었고, 가장 적은 팀은 역시 최하위 kt였다.
LG와 넥센은 지난해 나란히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우승팀 두산과 함께 ‘서울의 봄’을 완성시켰다. 여기에 LG와 넥센은 저연봉을 받던 젊은 선수들이나 그간 저평가됐던 선수들이 적지 않아 인상률의 오름세가 더 컸다.
LG는 이천웅이 232.1%의 구단 최고 인상률을 기록한 것을 비롯, 채은성(190.9%), 김지용(150%), 이준형(132.1%), 이형종(122.2%), 김용의(100%)까지 총 6명이 인상률 100% 이상을 찍었다. 넥센도 신재영(307.4%)이 올 시즌 리그 전체 인상률 1위를 기록한 가운데 박정음(144.4%), 박주현(103.7%), 김상수(100%) 등이 따뜻한 겨울을 보냈다.
5000만 원 이상 인상 선수도 서울의 세 팀이 가장 많았다. 두산, LG, 넥센이 나란히 8명씩을 배출했다. 한국시리즈 우승팀 두산은 1억 이상 연봉이 오른 선수가 총 6명이나 될 정도로 화끈한 보상을 했다. 인상액으로만 놓고 보면 독보적이었다. 예비 FA 신분인 민병헌은 2억 원이 올랐고, 김재환(1억5000만 원), 박건우(1억2500만 원), 오재일(1억300만 원), 유희관, 허경민(이상 1억 원)의 연봉이 큰 폭으로 올랐다.
그 외 NC는 50% 이상 인상자가 6명, KIA는 7명이었다. SK와 삼성은 포스트시즌 진출이 실패했음에도 50% 이상 인상자가 각각 9명으로 많았다. 저연차 선수들의 약진이 돋보인 결과였다. 반대로 한화는 5명, 롯데는 6명에 머물렀고 최하위 kt는 3명(주권 전민수 이해창)만 인상률 50%를 넘겼다.
금액으로 따지면 역시 상위권 팀들이 더 좋은 보상을 했다. 두산이 8명, NC 4명, LG 8명, 넥센 8명이 5000만 원 이상의 연봉 상승을 맛봤다. 이에 비해 SK·한화·삼성은 4명이었고, 롯데는 3명에 불과했다. 롯데와 삼성은 1억 원 이상 상승자가 없었다는 점에서 상위권 팀들과는 질적인 차이가 난다. 그나마 kt보다는 사정이 나았다. kt는 5000만 원 이상 연봉 인상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 일단 야구를 잘하고 봐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새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