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눅 드는 건 없다. 불편한 느낌도 없다".
전북 현대 최강희 감독은 선수에 대한 칭찬을 잘하는 편이 아니다. 특히 신인은 그렇다. 근래 전북에서 시즌 개막 전부터 칭찬을 받은 선수는 이재성(25) 정도밖에 없다. 칭찬은 헛되지 않았다. 이재성은 기대에 걸맞는 모습을 보여주며 데뷔 첫 해 주전을 꿰찼고, 이제는 전북의 핵심이다.
그런 최강희 감독이 또 다시 신인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김민재(21)가 주인공이다. 최 감독은 "수비진에서 울산에서 온 이재성, 조성환, 임종은, 김영찬도 아니고 어떤 선수 한 명이 돋보일 것이다. 신인이 맞나 할 정도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기대감은 지난주 치른 세 차례 연습경기서 현실이 됐다. 중앙 수비수로 경기에 나선 김민재는 최강희 감독이 강조했던 것들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상대의 압박에 당황하지 않고 빌드업을 했고, 시간을 끌지도 않았다. 게다가 정확한 패스로 역습의 시점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갑자기 쏠린 기대는 부담이 되기 마련. 김민재는 "부담이 된다"고 밝혔다. 만 21세에 불과한 신인인 만큼 당연하다. 그러나 고개만 숙이고 있는 건 아니다. 그는 "(칭찬을 받으니) 기분은 좋다. 부담스럽지만 그래서 더 자신있게 하고 있는 것 같다. 부담의 영향은 없다"고 말했다.
당초 김민재의 목표는 만 23세 이하 의무 출전 규정을 이용해 그라운드에 나서는 것이었다. 만 21세의 김민재라면 적어도 3년의 기회가 주어지는 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민재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전지훈련에서 자체 연습경기에서 단 한 번도 주전조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3년 전 이재성과 같은 코스를 밟고 있는 것이다. 김민재는 "기대하지 않았다. 전북에서는 신인들이 살아남기 힘들 정도로 좋은 선수가 많기 때문이다. 23세 이하 의무 출전만 노렸다. 그런데 감독님께서 생각보다 좋게 봐주신 것 같다"고 전했다.
김민재가 출전 기회를 빨리 잡은 배경에는 탄탄한 기본기가 있다. 공을 잡는 것에 신경 쓰지 않고 공격 전개를 생각할 정도로 트래핑 등이 좋다. 이에 대해 김민재는 "고등학교 때 항상 새벽에 코치님으로부터 기본기 훈련을 받았다. 대충하지 않고 신경 써서 효과를 본 것 같다"고 답했다.
전진 패스에 대한 호평에 대해서는 자신이 아닌 동료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이)동국이형이 길게 보고 패스를 하라고 하셨다. 전방에 있는 공격수들 모두가 포스트 플레이가 되니깐 부담이 없다. 정확한 킬러 패스를 요구 받는 것이 아니다. 그냥 길게 차는 것이라 무리한 요구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전지훈련에서 합격점을 받았지만 실전은 다를 수 있다. 그러나 김민재는 개의치 않는다. 그는 "기회를 주시려고 하는 만큼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크다. 연습경기서도 주눅 드는 것이 없었다. 불편한 느낌도 없다. 관중이 많아도 문제 없다. 대학 시절 경험한 연·고전이 좋은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심리적으로 준비가 된 김민재는 데뷔전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데뷔전을 빨리 치러서 조금이라도 더 경험을 쌓고 싶다. 그래서 데뷔전이 기대가 된다.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 경기인 만큼 긴장이 되지만 설렘도 있다. 걱정반, 기대반인 것 같다"며 3월 개막전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sportsh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