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KBO리그는 투고타저 현상이 짙다. 급기야 스트라이크존 확대론이 점점 힘을 얻고 있다. 때마침 KBO는 심판위원회를 개편, 김풍기 신임 심판위원장이 임명됐다.
김풍기 심판위원장은 8일(이하 한국시간) 문승훈 심판 등 심판진을 이끌고 미국 애리조나 글렌데일의 LG 캠프를 찾았다. 캠프 현장에서 심판들도 교육, 훈련하고 연습경기에 투입돼 시즌 준비에 들어간다.
스트라이크존이 최근 인위적으로 좁아진 것은 아니다. 지금 현장에서 나오는 스트라이크존 확대 의견도 극단적인 스트라이크존 개정을 주장하기보다 심판들이 소신껏 룰을 제대로 적용하자는 목소리다. 심판들이 정해져 있는 스트라이크존의 콜이 너무 인색하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도 이에 동의했다. 그는 "스트라이크존을 룰 대로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존이 좁은 이유는 심판들이 스트라이크 룰 대로 볼을 선언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만 고치면 존이 확대된 효과를 볼 것이다"며 "심판별로 개인 편차는 있다. 교육을 하면서 제일 중요한 것은 일관성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이야기한다"고 설명했다. 심판들이 현재 스트라이크존을 제대로 적용만하면 옆에서 보는 사람들은 스트라이크존이 넓어졌다고 느낄 것이다.
심판들은 캠프에서부터 훈련에 들어간다. 김 위원장은 "심판도 사람이기 때문에 자기만의 존은 조금씩 있다. 개인 성향이 있더라도, 오늘 이 코스를 잡아주면 경기 끝까지 동일하게 잡아주는 일관성이 있다면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는 의견을 보였다.
그러면서 방송사 S존에 지나치게 의존해 판단하는 것을 경계했다. S존은 심판의 콜에 영향을 준다. 실제 스트라이크존에 걸치는 공도 중계화면의 S존 바깥쪽에 찍히는 경우가 있다. 반대 경우도 있다. 문제는 경기 후 심판의 능력 평가에서 S존에 의존해 정확성을 따진다.
김 위원장은 "S존 평가에 따르면 애매한 경우는 볼로 콜을 하면 평가 점수가 높다. 그래서 심판들은 판정에 확신이 없으면 볼을 선언한다. 그러면서 감독, 투수들이 느끼는 스트라이크존은 점점 좁아진 것"이라고 문제점을 말했다.
이어 "스트라이크 볼 판정이 달라질 것이다. 1~2년간 굳세게 지켜보고 도와달라. 한번 믿어봐 달라"며 "도중에 스트라이크존이 다시 좁아진다면 혼을 내달라"고 심판들의 새로운 변화를 예고했다.
한편 양상문 LG 감독은 "넓혀야 된다, 줄여야 한다, 이런 말이 자꾸 나오는데 룰 대로만 하면 된다. 넓히고 줄일 필요 없다"고 일관성 있는 판정을 응원했다. /orange@osen.co.kr
[사진] 김풍기 신임 심판위원장(왼쪽)이 LG 캠프를 찾아 양상문 감독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피오리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