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00서 연애하기?"..한드, 장르 획일화를 깨다
OSEN 정소영 기자
발행 2017.02.15 09: 33

"한국 드라마는 죄다 00에서 연애하는 이야기지."
더이상 이런 평가도 불가능해졌다. 최근 지상파는 물론, 케이블 드라마 모두 색다른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 소재로는 무인도부터 인어와 도깨비까지, 장르로는 판타지부터 법정물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사실 한국 드라마는 앞서 얘기했듯 장소나 배경만 달라질 뿐, 내용은 모두 남녀 주인공의 사랑타령을 그린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비판을 받아왔다. 줄거리만 들었을 땐 다른 드라마들과 차별화는 두는 듯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보면 대부분 로맨스에 치중된 전개로 아쉬움을 자아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시청자들에게도 반가운 변화가 일어났다. 앞서 언급했듯 소재부터 장르까지 모두 획일화를 벗고 다채로운 선택지를 내놓은 것. 특히 이러한 변화는 높은 시청률과 뜨거운 화제성을 자랑하며 기대 이상의 결과를 얻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것은 KBS 2TV '김과장'과 MBC '미씽나인'이다. 두 드라마 모두 초호화 캐스팅이나 자극적인 막장 전개 없이도 흥행을 거두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먼저 '김과장'은 '삥땅 전문 경리과장'이 부정과 불합리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그린 오피스 코미디 드라마다. 흔한 로맨스보다 회사 내 갑을관계의 현실적인 이면과 어둠의 무리를 향한 '사이다' 돌직구가 퍽 통쾌하다. 그 결과 유독 막강한 라인업을 자랑하는 수목극 중에서 최약체로 평가받던 방영 전과 달리, 방송 4회만에 동시간대 시청률 1위로 올라서는 기염을 토했다. 
또한 지난해 캐스팅 난항을 겪었던 '미씽나인 역시 선전하며 반전을 선사했다. 무인도 표류기라는 범상치 않은 소재를 감각적인 연출과 탄탄한 전개로 그려내며 호평을 받고 있는 것. 어설프게 흉내만 낸 조난극이 아니라, 쉽게 예상할 수 없는 반전과 손에 땀을 쥐게하는 미스터리한 비밀들이 화면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이외에도 SBS '사임당' 역시 신사임당을 주인공으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판타지로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하는데 성공했고, OCN '보이스'도 112 신고센터 대원들의 이야기를 그리며 여타 스릴러물과는 또다른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이처럼 도전과 변화를 멈추지 않는 각 방송사의 드라마국 덕분에 시청자의 합리적인 선택폭도 한층 넓어졌다. 이로써 방송사 간의 선의의 경쟁 역시 뜨거워졌고, 앞으로도 이러한 장르와 소재의 다양화가 이뤄질 것을 예고했다. 더 이상 '00에서 연애하기'에 머무르는 한국 드라마가 아니다. 경쟁력과 퀄리티를 모두 갖춘 드라마의 범람에 보는 이들 역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각 방송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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