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인턴기자] 오클랜드 애슬래틱스는 지난 7일 홈구장의 플레잉 필드를 '리키 헨더슨 필드'라고 개명했다. 대부분의 팬들은 구단 전설에 대한 예우라고 환영했지만 열악한 콜리세움 필드 상황을 지적하는 팬도 있었다. 열악한 구장 상황은 오클랜드를 연고로 하는 모든 프로 스포츠팀들의 고민 상황이다.
■오클랜드는 어디?
오클랜드는 샌프란시스코 만 서쪽의 샌프란시스코와 연결되는 연락선이 취항하면서 건설된 철도·항공·해운의 거점 도시이다. 연락선 취항 이후 여기로 대륙횡단철도의 종착역이 들어서면서 미국 서해안에서 가장 중요한 항구인 샌프란시스코에 대한 본토의 문호 역할을 하면서 오클랜드는 꾸준히 발전해왔다.
하지만 90년대 이후 오클랜드의 경기가 급격히 죽으면서 치안까지 나빠지는 악순환에 빠졌다. 현재 오클랜드는 예산 부족에 더해 근무 위험도가 높아서 아예 경찰서가 철수한 지역도 존재한다. 오클랜드는 미국 내에서 디트로이트와 함께 대표적인 치안이 불안한 도시로 손꼽힌다.
도시 상황이 나빠지자 지역연고를 바탕으로 하는 프로스포츠 팀도 위기에 빠졌다. 오클랜드를 연고지로 하는 미국 프로스포츠 팀은 MLB 프로야구단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NFL 미식축구 팀 오클랜드 레이더스, NBA 프로농구 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3팀이 존재한다.
90년대 이후 오클랜드 시 당국은 힘든 예산을 핑계로 구장 신축이나 시설 증축을 거부하고 있다. 현재 오클랜드를 연고로 하는 모든 프로 스포츠 팀들은 연고지 이전을 추진 중이다.
▲ 우리는 떠난다! -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NBA 워리어스의 홈 구장 오라클 아레나는 1966년에 개장했다. 60년대에 개장된 구장답게 오래된 것도 오래됐지만 수용 인원도 15,000명에 못 미쳐 NBA 기준에 못 미치는 구장으로 지속적으로 리노베이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1996년부터 1억 21000만 달러를 들여 리노베이션을 진행하여 관을 새롭게 단장하고, 경기장 중간에 360도 디스플레이가 설치되었으며 좌석수가 19,596석으로 늘렸다. 리노베이션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NBA 팀 중 가장 낡은 구장이다 보니 시설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다.
하지만 오클랜드 시 당국이 구장 신설을 지속적으로 거부하자 워리어스는 2012년 베이 브릿지를 건너 샌프란시스코로 이전을 신청해 NBA 사무국의 승낙을 받았다. 이후 워리어스는 2016년 1월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홈구장인 AT&T 파크 인근 부지에 새로 홈구장 건설을 진행 중이며, 2019-2020시즌 새 구장으로 연고지 이전을 예정중이다.
▲ 우리는 다시 나갈거다 - 오클랜드 레이더스
NFL 레이더스는 이미 한번 오클랜드를 떠난 적이 있다. 1980년 오클랜드 시 당국은 홈구장 콜리세움에 고액 좌석을 추가하겠다는 레이더스 구단주 알 데이비스의 요청을 거부했다. 이러한 오클랜드의 똥배짱에 화가 난 레이더스는 1982년 LA 메모리얼 콜로세움과 임대계약을 맺고 LA로 이전해버렸다.
하지만 LA에 부지를 찾지 못해 새로운 구장을 건설하지 못하던 레이더스는 결국 1995년 다시 오클랜드 콜리세움으로 복귀하는 것을 발표했다. 당시 오클랜드 시청은 레이더스가 콜리세움 외야 어퍼덱 공사를 해준다는 카드를 제시하자 손쉽게 복귀를 허락했다.
하지만 열악한 콜리세움의 경기장의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오클랜드 시 당국의 방치에 지친 레이더스 역시 꾸준히 연고 이전을 추진해왔다. 레이더스의 LA로 재이전 시도는 구단주 투표로 좌절되었지만 현재 라스베가스로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라스베가스 시 당국 역시 돔 구장과 파격적인 지원안을 제시해 적극적으로 레이더스를 유치하는 중이다. 레이더스는 2017년 1월 19일 라스베가스로 구단을 이동하는데 관한 기반서류 작성을 시작했다고 한다. 서류가 접수된 이후 최종적으로 구단주 회의에서 승인이 떨어지면 오클랜드 레이더스는 2020년부터는 라스베가스에서 새로이 시즌을 맞이하게 된다.
▲ 우리도 떠나고 싶다……. - 오클랜드 애슬래틱스
레이더스와 같이 콜리세움을 공유하지만 애슬래틱스는 더욱 찬밥 대우를 받고 있다. 오클랜드 시청이 15년간 콜리세움을 떠났던 레이더스한테 구장 우선사용권을 주어 구장 사용에 여러 제약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오라클 아레나처럼 1966년 개장된 콜리세움 스타디움은 경기장에 배수시설이 작동하지 않아 비만 내리면 경기장이 진흙탕이 되거나 비가 떨어지는 곳을 종이컵으로 막아두거나 오물이 라커룸과 구장 사무실로 역류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구장의 수많은 문제점을 운영 주체인 오클랜드 시 당국은 예산 부족을 이유로 방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거기다 현재 오클랜드에서는 콜리세움 경기장보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홈구장 AT&T파크로 가는 게 가까울 정도로 접근성까지 나쁘다.
애슬래틱스 구단은 2000년대 이후 꾸준하게 구장 신설을 시도했지만 오클랜드 시 당국의 태도에 지쳐 연고지 이전을 시도하고 있다. 실제 2007년 오클랜드 근처 프리몬트로 연고지 이전을 확정하고 구장 건설에 들어갈 돈을 구단 재정만으로 충당하려고 했으나 프리몬트 시의회의 반대로 무산되었다.
2010년 ‘실리콘밸리의 도시’로 유명한 산호세의 기업주들이 MLB 사무국에 오클랜드의 팀 이전을 요청했다. 당시 산호세는 미국 4대 프로스포츠 중 NFL 산호세 샤크스 한 팀만 존재했기에 애슬레틱스 이전을 강하게 원하고 있었다. 프리몬트와 달리 산호세 시 당국과 의회는 애슬래틱스 팀의 이전을 위한 지원 안을 통과시키면서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셨다. 하지만 광역 지역 권리를 가진 샌프란시코 자이언츠의 강한 반대와 압력으로 ‘중재역’ MLB 사무국이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며 무산된 상황이다.
당시 산호세 시장은 “이기적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산호세에서 꺼져라”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산 호세 시당국은 연고지 이전을 막는 MLB 사무국을 연방 반독점법으로 고소하며 법적 소송에 돌입했으나 2015년 10월 미국 연방 대법원에서 패배하여 산 호세 이전도 힘들어진 상황이다.
2014시즌 애슬래틱스는 콜리세움과 10년 연장 안에 동의하면서 당분간 콜리세움의 신세를 져야만 한다. 애슬래틱스는 2016시즌 경기 당 평균 관중수 18,784으로 메이저 리그 전체 29위에 그쳤다.
애슬래틱스의 지속적인 연고지 이전 시도에 오클랜드 시 당국은 2011년부터 계속 새로운 구장을 지어주겠다고 설득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아직까지 확정된 사안은 없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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