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더 킹'부터 '피고인'까지..요즘 많이 '까이는' 검사와 경찰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2.08 16: 11

예전부터 한국의 검사, 경찰의 무능을 비판하는 드라마와 영화는 많았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좀 더 노골적이고 구체적인 사례를 들며 검·경찰의 비리와 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자성과 개혁의 목소리를 요구하지만 과연 그들이 변화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달 개봉한 영화 ‘더 킹’(감독 한재림)은 정권이 바뀌어도 늘 그 자리를 유지하려는 정치 검사들을 주인공으로 오염이 한계를 넘으면, 자정이 불가능해진다는 사실을 넌지시 알려준다.
지금 우리 검찰이 그렇다. 비리가 터지면 대책을 내놓지만 그때뿐이다. 비리는 꼬리를 물고 거듭되고 있다. 2010년 스폰서검사 사건 뒤의 특임검사, 김광준 사건 뒤의 감찰전담 검사 등은 하나같이 비리 차단에 무력했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은 지난해 12월 청문회에 출석해 개인 비리를 모두 부정했다. 그가 청문회에서 밝힌 유일한 사실은 박근혜 대통령과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을 존경한다는 것이다. 마치 ‘더 킹’ 속 박태수(조인성 분)와 한강식(정우성 분)처럼 제 자리 지키기에만 몰두하는 듯 보인다.
2월 15일 개봉하는 영화 ‘재심’(감독 김태윤)은 2000년 8월 익산시 약촌오거리에서 벌어진 택시기사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삼은 휴먼 드라마이다. 벼랑 끝에 몰린 변호사 준영과 살인 누명을 쓰고 10년을 감옥에서 보낸 현우가 진실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밀도 있게 그렸다. 배우 정우가 준영 역을, 강하늘이 현우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당시 죄 없는 청년 최씨가 살인범으로 누명을 쓰고 징역 15년이 선고됐는데, 역시 경찰과 검찰의 막무가내 수사를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최씨는 2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항소를 포기해 형이 확정됐다. 하지만 2003년 6월 진범으로 보이는 인물 김씨가 잡혔고, 김씨의 진술이 최씨의 진술보다 범행정황에 가까웠음에도 검찰은 김씨에 대한 수사에 반대했다. 자신들의 오류와 잘못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검찰은 이미 이상하다. 몇 년 전과 비교해도 정상이 아닌 듯하다. 누가 봐도 이해 못 할 일을 태연히 저지르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정치 검찰들이 비판받았지만 사실관계나 법리를 이렇게나 나 몰라라 하진 않았다.
검찰이 무능하면 국민이 불안하고 검찰이 깨끗하지 못하면 국민이 분노한다지만, 검찰의 무능과 비리는 이미 우리사회에서 익숙한 일이 된 것 같다. ‘더 킹’ ‘재심’이나 현재 방송 중인 SBS 드라마 ‘피고인’에서 아무리 권력층을 비판한다고 해도, 현재 권력이 기울면 검찰이 고개를 세우고 칼을 들 수 있을까. 사실 장담하기 어렵다./ purplish@osen.co.kr
[사진] 드라마 및 영화 포스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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