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스토리] 김민호-김성훈, 오키나와 부자 상봉은 언제?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2.08 14: 22

김민호 KIA 코치-김성훈 한화 신인  
오키나와 캠프서 부자 상봉에 관심
"아버지 연락 좀 주세요". 

현재 일본 오키나와에 스프링캠프를 차린 팀은 한화와 KIA, 2개 팀이다. 두 팀에는 아버지와 아들이 따로 소속돼 있다. 아버지는 KIA 김민호(48) 수비코치, 아들은 한화 신인 투수 김성훈(19)이다. 같은 오키나와이지만 KIA와 한화의 훈련장은 1시간가량 떨어져 있는 부자는 아직 얼굴도 제대로 보지 못했다. 
▲ 아들, "아버지, 연락 좀 주세요"
경기고 출신 우완 투수 김성훈은 2017 신인 2차 2라운드 전체 15순위로 상위 순번에 지명됐다. 186cm, 83kg 빼어난 체격조건에 140km대 중반 강속구를 인정받았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투수를 시작한 그는 경기고 진학 후 야수를 하다 3학년부터 다시 투수로 복귀했다. 투수 경력이 길지 않지만 잠재력이 높게 평가됐다. 고교 때 최고 구속 148km를 던졌다. 김성근 감독은 그의 빠른 공을 눈여겨보며 캠프 명단에 포함했다. 김 감독은 "달리기 폼이 아버지와 똑같다"며 판박이라고 표현했다. 
김성훈은 "사실 대학 진학을 고민했다. 프로 지명은 하위 라운드에 되지 않을까 싶었지만 생각보다 많이 높았다"며 "고교 시절 야수로 성적이 부진했다. 아버지께서 투수를 다시 하라고 권유하신 덕분에 프로까지 오게 된 것 같다. 프로는 고등학교랑 정말 다르다. 훨씬 조직적이고, 체계적이다"고 이야기했다. 
김성훈이 야구를 시작할 때 아버지는 선수를 그만 두고 코치를 할 때였다. 아들은 "아버지가 선수일 때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어떤 선수였는지는 알고 있다. 예전 영상도 봤고, 선배들이 말씀해주셨다"고 말했다. 김 코치는 내야수 출신으로 프로 11시즌 통산 1113경기 타율 2할4푼6리 838안타 29홈런 277타점 47득점 232도루를 기록했다. 수비 좋은 유격수로 1995년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하며 OB의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김성훈에게 있어 아버지는 인생의 멘토. 그는 "아버지는 야구보다는 인성에 대해 자주 말씀해신다. 야구 대신 멘탈 부분에서 배우는 게 많다. 아버지가 제일 큰 멘토이시다"며 "요즘 아버지와 연락이 안 된다. 팀에서 혼자 스무살 막내라서 힘든 것도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여쭤보고 싶다. 전화를 드려도 서로 계속 엇갈린다. 연락 좀 잘주세요"라고 웃으며 부탁했다. 
▲ 아버지, "아들아, 아프지만 마라"
아버지 김 코치는 "평소 아들과 연락을 별로 안 했다. 그런데 요즘 부쩍 연락을 하려고 한다. '그동안 알아서 잘해놓고, 왜 지금 와서 아빠한테 자꾸 묻냐'고 말한다"며 웃은 뒤 "다른 말하지 않는다. 야구는 못해도 아프지만 마라"고 당부한다. 이제 엄연히 같은 프로이고, 다른 팀 소속 선수이기 때문에 야구와 관련된 조언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김 코치는 아들이 혹여라도 의기소침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캠프 출발일이었던 지난달 31일 같은 오키나와행 비행기를 타고 이동할 때 출국장과 입국장 먼발치에서 아들을 지켜보기만 했다. 물가에 내놓은 자식이 눈에 밟히지 않을 리 없었다. 김 코치는 "공항에서 보기 기가 죽어있더라"며 "사진 한 장이라도 같이 찍고 싶었는데…"라고 부정을 감추지 못했다. 
아들은 아버지에게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누구보다 크다. 김성훈은 "아버지가 계신 KIA를 상대로 잘 던지고 싶다"며 "아직 투수를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실력이 부족하다. 직구가 강점이지만 변화구 던지는 것을 배워야 한다. 마음만은 이승엽-이대호 선배님을 잡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과연 오키나와에서 감격의 부자 상봉은 이뤄질 수 있을까. 한화와 KIA는 오는 27일 킨구장에서 연습경기 일정이 예정돼 있다. 그때까지 김성훈이 낙오하지 않고 캠프에 살아남는다면 그토록 보고 싶었던 아버지를 그라운드에서 직접 마주하게 될 것이다. /waw@osen.co.kr
[사진] 김성훈-김민호 코치. 오키나와=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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