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어마하게 좋아졌네".
한화 김성근 감독이 연신 "나이스 볼"을 외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8일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구장에서 불펜에서 윤규진의 투구를 본 김 감독의 표정은 어느 때보다 밝았다. 투구를 마친 뒤에는 윤규진의 어깨를 직접 두드려주며 격려했다. 심수창은 "감독님 칭찬을 계속 받는다"며 윤규진을 부러운 눈빛으로 바라봤다.
김 감독은 "윤규진의 볼이 어마어마하게 좋아졌다. 시즌 때보다 지금이 좋다. 릴리스 포인트가 앞에 나와있고, 볼끝이 살아 들어온다"며 "오늘 볼 같으면 시즌에 들어가서도 걱정 없을 것 같다. 지금 봐선 선발로 기대해도 좋겠다"고 만족스런 평가를 내렸다.
윤규진은 지난해 41경기에서 7승7패3홀드1세이브 평균자책점 6.82를 기록했다. 표면적인 성적은 두드러지지 않지만 팀 사정에 따라 선발-구원을 오간 영향이 있다. 5월 중순 갑작스럽게 로테이션에 들어간 그는 선발 16경기에서 4승5패 평균자책점 6.94를 기록했다.
올해 한화가 성적을 내기 위한 절대 과제가 바로 선발진 구성이다. 김 감독은 "외국인 2명과 이태양·송은범·윤규진 그리고 상황에 따라 장민재도 선발 후보에 들어올 수 있다"고 구상을 밝혔다. 이태양이 순조로운 페이스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윤규진도 좋은 컨디션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 6일 첫 불펜투구에서 50개의 공을 던진 그는 이날 두 번째 불펜투구에 들어갔다. 이날 볼 개수를 70개로 늘리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지난해 이맘때에는 어깨 웃자란 뼈 제거 수술 이후 재활을 하느라 몸을 만드는 과정이었지만, 올해는 이렇다 할 통증 없이 시즌에 맞춰 준비하고 있다.
윤규진은 "감독님이 지도하신 대로 고쳤는데 공이 잘 간다. 공을 놓을 때 팔을 쭉 뻗어주는 동작으로 바꿨다. 어젯밤(7일)에 감독님이 섀도우 피칭을 봐주셨다"며 "전체적으로 준비가 잘되고 있다. 선발 보직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어떤 보직에서든 가리지 않고 던질 준비를 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아직 선발 보직을 확정받은 건 아니지만 선발 준비 과정을 밟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 윤규진은 "지난해 오랜만에 선발을 하느라 많이 부족했다. 올해는 그런대로 요령이 생겼다.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계산이 서긴 한다"고 말했다. 순조롭게 선발 과정을 밟고 있는 윤규진이 있어 한화 선발진도 기대가 커진다. /waw@osen.co.kr
[사진] 오키나와=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