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역적’부터 ‘미씽나인’까지...MBC가 달라졌어요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7.02.08 16: 56

‘역적’부터 ‘미씽나인’ ‘세가지색 판타지’까지 MBC 드라마가 다양한 도전을 꾀하며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MBC 드라마는 이 기세를 이어가 2017년 절치부심의 해로 거듭날까.
일단 최근 가장 각광을 받고 있는 MBC 드라마는 새 월화드라마 ‘역적: 백정을 훔친 도적’(이하 역적)이다. ‘역적’은 폭력의 시대를 살아낸 인간 홍길동의 삶과 사랑, 투쟁의 역사를 다룬 이야기로, 김상중, 윤균상, 김지석, 이하늬, 채수빈 등이 출연한다.
‘역적’은 이제 4회를 마친 신작이다. 드라마의 포문은 길동의 아버지 아모개 역을 맡은 김상중과 어린 길동을 맡은 아역배우 이로운이 화려하게 열었다. 김상중은 운명에 순응하던 노비에서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는 ‘익화리 큰 어르신’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힘있게 그려 많은 시청자의 박수를 받았다.

어린 길동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성인 길동을 향한 서사를 미리 깔아놓은 ‘역적’은 그 과정을 속도감 있게 그려내 몰입감을 높였다. 빠르고 뻔하지 않은 전개가 ‘역적’의 무기였던 셈.
보통 사극이라면 노비인 아모개가 옥에 갇혔을 때 살아나오지 못했을 테지만, ‘역적’에선 아모개가 참봉부인(서이숙 분)과의 대결에서 이겨 결국 사과까지 받아낸다. 기득권에 대한 간접 비판도 담겼다. 이처럼 다양한 ‘사이다’ 매력을 가진 ‘역적’은 사극 같지 않은 사극, 트렌디한 사극이란 시청자의 호평을 얻어냈다.
힘있는 스토리 덕분에 ‘역적’은 4회 만에 12% 시청률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7일 엔딩에는 어른 길동인 윤균상이 출연해 드라마의 2라운드 개막을 알렸다. 윤균상의 바통터치만 잘 이루어진다면 ‘역적’의 가파른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수목드라마 ‘미씽나인’은 시청률 면에서는 다소 부진하지만, 새로운 소재와 실험에 가까운 전개 방식으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미씽나인’은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라진 9명의 행방과 숨은 진실을 파헤쳐나가는 이야기로, 정경호, 백진희, 오정세, 최태준, 이선빈 등이 출연 중이다.
‘미씽나인’은 레전드엔터테인먼트 전용기 추락사고와 함께 표류한 9명이 갇힌 섬의 비밀, 이후 유일한 생존자로 발견된 라봉희(백진희 분)의 기억이 삼중으로 얽히며 전개된다. 현재와 과거, 대과거를 오가며 사건의 퍼즐을 맞춰가는 ‘미씽나인’의 파격 전개는 과감하지만 색다른 시도다. 이 때문에 많은 시청자가 참신하다는 평을 보내고 있다.
비행기 추락과 무인도 표류라는 미드에서나 볼 법한 소재를 전면에 내세운 ‘미씽나인’은 그야말로 실험이라 할 만 하다. 전개 방식도, 소재도 여러 모로 도전에 가깝지만 ‘미씽나인’ 측은 “처음부터 모든 게 새로운 걸 해보고자 했다”며 새로운 시도를 계속해나가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MBC 드라마는 이처럼 새로운 소재를 다룬 드라마, 빠른 전개의 사극 등 전반적인 ‘실험’의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과거 스타파워나 정형성에 얽매였던 것과는 확실히 다른 행보다. 거기에 MBC 드라마 ‘세가지색 판타지’는 웹 선공개에 3개 단막극 릴레이라는 독특한 편성을 내세워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
지난해 SBS에서는 ‘낭만닥터 김사부’를, KBS에서는 ‘태양의 후예’와 ‘구르미 그린 달빛’이란 히트작을 내놓았던 것과 달리, MBC는 비교적 조용했던 게 사실. 올해는 절치부심으로 실험을 계속하는 MBC 드라마의 행보에 눈길이 모인다. / yjh0304@osen.co.kr
[사진] ‘역적’ ‘미씽나인’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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