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화랑' 박형식, '왕밍아웃'보다 무거웠던 사랑 고백
OSEN 정소영 기자
발행 2017.02.08 09: 29

"난 누구의 왕이 아닌 너만의 진흥으로 살게."
이보다 더 무거운 고백이 있을까. 박형식이 지존의 자리를 내려놓고 평범한 백성으로 살수도 있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이 각오는 오로지 그가 사랑하는 여인 고아라를 위한 것이었다. 이처럼 로맨틱한 신라판 사랑꾼의 고백에 흔들리지 않는 여심이 있을까. 
지난 7일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화랑' 16회에서는 무명(박서준 분)이 가짜 왕을 자처한 이후 깊은 고민에 빠진 삼맥종(박형식 분)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앞서 남부여의 화친사절단으로 갔던 화랑은 황태자 창(김민준 분)에 의해 위기에 처했었다. 창은 화랑 중에 왕이 있다는 것을 알고 "왕이 누구냐"고 물었고, 삼맥종이 망설이던 사이 무명이 나서서 아로(고아라 분)와 백성을 구한 것. 
삼맥종은 이로 인해 큰 상처를 입었지만, 시련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신라에 돌아와 상심에 빠진 순간에 입맞춤을 나누고 있는 무명과 아로의 모습을 목격하고 말았다. 아로를 향한 마음을 꾸준히 드러냈던 삼맥종이 더욱 절망하게된 계기였다. 
결국 삼맥종은 생각했던 것보다 빨리, 또 가볍게 무명에게 자신이 왕임을 밝혔다. 이에 무명은 막문(이광수 분)을 떠올리며 왕의 얼굴을 본 자들을 죽인 것에 대한 분노를 드러냈고, 삼맥종은 "그 왕은 자기 때문에 누가 죽는 것도 몰랐을거다. 멍청하고 어리석고 죽이지 말라고 말할 힘도 없을테니까"라며 자조했다. 또한 왜 아직 살아있냐는 무명의 말에는 "그럼 죽여라"라며 목을 내주기도 했다. 
더이상 거리낄 것이 없어진 삼맥종의 다음 고백은 아로를 향한 것이었다. 특히 "내가 널 정말 많이 좋아해서 너와 농사 짓고 아이도 낳고 평범한 백성으로 살고 싶다면 나랑 같이 살래?"라고 물은 뒤 "금은 보화도 없고 네가 좋아하는 은편도 없고 변변한 집 하나 없을지도 몰라. 내가 지금 너한테 신국의 왕좌를 너와 바꾸겠다고 말하는 거야. 이제 나한테 와. 난 누구의 왕도 아닌 너만의 진흥으로 살거야"라는 그의 고백 한 마디 한 마디에서 진심이 느껴졌다.
물론 무명과 한창 사랑에 빠진 아로는 그의 고백을 거절하며 왕으로 살도록 용기를 줬지만, 이러한 삼맥종의 진심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많은 이들이 탐내는 왕관도 내려놓을 수 있다는 남자를 어찌 외면할 수 있을까. 
하지만 최후의 보루였던 '왕밍아웃'에도 마음을 거절당했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삼맥종의 본격 각성이 시작될 예정. 그동안 지소태후(김지수 분)의 그늘에 가려 발톱을 숨기며 지냈던 그의 카리스마를 기대해본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화랑'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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