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러브 3개'에 담겨진 황재균의 빅리그 도전 의지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7.02.08 06: 00

 "글러브를 3루, 1루, 외야까지 3개 챙겨왔어요."
샌프란시스코와 스플릿 계약을 한 황재균(30)이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피오리아의 롯데 캠프에 합류하면서 처음 꺼낸 말이었다.
여전히 롯데 자이언츠 가방을 끌고 온 그는 속에 담겨 있는 글러브 3개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플로리다 쇼케이스 때 외야 수비도 했는데, 스카우트들이 외야 타구를 잡는 턴 동작을 보고 칭찬했다"고 자랑했다.

이날 훈련 도중 황재균은 전준우에게 "이따 외야 나갈 때 어디로 나가요. 레프트로 같이 갈까요"라고 묻기도 했다. 배팅 훈련과 3루에서 펑고를 받은 황재균은 롯데 선수들의 프리 배팅 훈련 때 외야 글러브를 끼고 중견수 자리로 갔다.
외야로 날아간 공을 모으기 위해 훈련 보조나 선수들이 나가서 잡는 역할을 해보겠다는 것. 이대호, 최준석, 김상호 등이 친 외야 타구에 몇 차례 전력질주도 하고, 타구를 잡아 내기도 했다. 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황재균은 "잡는 것 봤어요"라고 으쓱했다.
황재균은 샌프란시스코 스프링캠프에 초청 선수로 참가한다.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어필해서 25인 로스터에 포함되는 것이 목표다. 쉽지는 않은 도전이다.
황재균은 "나는 도전자의 위치다. 밑에서부터 보여줘야 한다"며 "주포지션인 3루 외에도 1루, 외야도 가능하다는 것을 일단 보여주겠다. 팀에서 멀티 백업을 요구한다면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어떻게든 올 시즌 중간이라도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것이 목표다. 캠프에서 결과가 안 좋으면 트리플A에 내려가서 계속 도전하겠다"고 했다. 아직 샌프란시스코의 유니폼을 지급받지 못한 채 3루, 1루, 외야수 글러브 3개를 번갈아 들고 훈련에 임하는 황재균의 모습에서 도전 의지가 드러났다. /orange@osen.co.kr
[사진] 피오리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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