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김봉진(27, 키치)이 스승 김도훈 감독 앞에서 인상적인 경기를 했다.
울산은 7일 오후 7시 30분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치러진 2017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플레이오프에서 키치SC(홍콩)와 만나 연장전까지 1-1 무승부 후 승부차기서 4-3으로 이겼다. 울산은 올 시즌 ACL 진출권을 따냈다.
키치는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주전 공격수 산드로는 홍콩국적자지만 아프리카출신이다. 공격수 람은 함부르크 유소년출신으로 손흥민과 친구사이다. 수비의 핵 헬리오는 브라질에서 왔다. 미드필더 바도츠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그 오사수나에서 이적해왔다. 전 포지션에 걸쳐 홍콩리그의 수준을 능가하는 선수들이 포진한 팀이 바로 키치였다.
키치의 수비는 한국인 듀오 김동진과 김봉진이 책임지고 있다. 두 선수는 3-4-3 전술에서 나란히 좌우풀백을 맡아 울산을 상대했다. 김동진은 2012년 중국으로 이적 한뒤 5년 만에 K리그 클래식 팀을 상대했다. 김봉진은 인천시절 김도훈 코치와 사제지간이었지만 중용을 받지 못했다. 축구 관계자는 “김봉진이 당시 기회가 없어 아쉬움이 컸다. 김도훈 감독을 다시 만나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고 싶어 벼르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선수들을 잘 아는 김동진과 김봉진은 효과적으로 울산을 봉쇄했다. 특히 이종호가 전방서 공을 잡았을 때 에워싸 뺏어내는 능력이 좋았다. 울산이 전반전 60%의 점유율을 갖고도 유효슈팅이 단 두 개에 그친데 두 선수의 역할이 컸다.
단지 운이 없었다. 전반 추가시간 김봉진이 걷어낸다고 찬 공이 쇄도하던 김성환이 발에 걸려 첫 골이 됐다. 김봉진은 45분 내내 수비를 잘하고 한 골을 먹었다.
김봉진은 후반 2분 만에 자신의 실수를 만회했다. 프리킥에서 올라온 크로스에 정확하게 머리를 갖다 댄 김봉진은 동점골에 포효했다. 인천시절 자신의 가치를 몰라본 김도훈 감독을 저격하는 골이었다.
키치는 울산의 예봉을 철저히 차단해 연장전 120분까지 1-1로 비겼다. 김봉진과 김동진이 수비의 한 축을 확실하게 담당했다. 다만 승부차기서 울산이 4-3으로 이겼다. 비록 패했지만 한국인 듀오 김동진과 김봉진은 돋보였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울산=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