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25, 울산)가 아쉬운 울산 데뷔전을 치렀다.
울산은 7일 오후 7시 30분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치러진 2017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플레이오프에서 키치SC(홍콩)와 연장전까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서 4-3로 승리했다. 울산은 올 시즌 2017 ACL에서 E조에 속해 우승경쟁을 펼치게 됐다.
김도훈 감독은 과감하게 이종호를 원톱으로 배치했다. 2선의 코바, 한승규, 한상운, 김승준까지 총동원해 단번에 승부를 내겠다는 의중이었다. 전북에서 영입한 이종호를 원톱으로 내세웠다는 것은 의미가 컸다. 김도훈 감독과 이종호 역시 같은 경기서 울산 데뷔전을 치르며 반드시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광양제철중고를 나온 이종호는 전남이 키운 선수다. 폭발적인 드리블과 득점력으로 이종호는 ‘광양의 루니’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종호는 2016년 ‘스타군단’ 전북으로 이적했다. 전북이 ACL 우승을 노리며 더블스쿼드 구축을 위해 이종호가 필요했던 것.
하지만 전북에 이종호의 자리는 없었다. 그는 K리그서 22경기에 나서 5득점, 3도움으로 기대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했다. 출전시간이 대폭 줄어들어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결국 이종호는 비시즌 2대3 트레이드를 통해 울산 유니폼을 입게 된다. 이종호는 마음껏 기회가 주어지는 울산에서 다시 한 번 가치를 입증해야 했다.
키치와의 데뷔전은 이종호에게 매우 중요한 경기였다. 김도훈 감독은 이종호를 원톱으로 기용해 기대감을 보였다. 전반 20분 페널티박스 안쪽에서 공을 잡은 코바가 강한 슈팅을 날렸다. 수비수들이 반응하지 못했지만 이종호의 몸에 공이 맞았다. 울산으로서 운이 없었던 장면이었다.
이종호는 전반 26분 코바와 2대1 패스를 주고받으며 문전으로 쇄도했다. 두 선수의 호흡은 잘 맞았지만 패스가 중간에서 차단됐다. 이종호의 움직임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이종호는 전반 28분 다시 기회를 잡았다. 페널티박스 안쪽에서 골대를 등지고 공을 컨트롤하려 했다. 워낙 많은 수비수가 그를 둘러싸 공을 빼앗겼다. 이종호는 쉴 새 없이 움직이며 수비진을 좌우로 흔들었다. 기동력과 활동량만큼은 우수했다.
후반전 키치가 대반격을 개시하며 경기가 대등한 양상으로 흘렀다. 울산이 줄기차게 골문을 두드렸지만 정교함이 떨어졌다. 이종호는 최전방서 고립돼 공도 만져보지 못한 채 후반전이 다 흘러갔다. 이종호는 연장전후반까지 120분을 모두 풀타임으로 뛰었다. 하지만 위협적인 장면은 몇 되지 않았다. 체력은 좋았지만 실속이 떨어졌다.
이종호는 승부차기서 세번째 키커로 나서 골을 넣었다. 울산이 ACL 진출권을 따내는데 공헌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울산=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