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축구라더니...’ 김도훈 감독 아쉬운 데뷔전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02.07 22: 17

‘호랑이축구’를 선언했던 김도훈 감독의 데뷔전은 ‘고양이축구’였다. 
울산은 7일 오후 7시 30분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치러진 2017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플레이오프에서 키치SC(홍콩)와 연장전까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서 4-3으로 승리했다. 울산은 올 시즌 2017 ACL에서 E조에 속해 우승경쟁을 펼치게 됐다. 
김도훈 감독의 울산 데뷔전으로 큰 관심을 모았다. 김 감독은 2015년부터 2년 간 인천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상대적으로 전력이 떨어지는 인천이 클래식에 잔류하는데 김도훈 감독의 지도력이 컸다는 평가를 들었다. 상대를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특유의 스타일은 ‘늑대축구’라는 멋진 별명을 얻었다. 

울산은 2년 간 팀을 이끌었던 윤정환 감독 대신 김도훈을 신임 감독으로 임명했다. 김도훈 감독은 “명문팀 울산을 맡아 책임감이 크다. 늑대축구를 호랑이 축구로 업그레이드 시키겠다”고 선언했다. 
데뷔전 김도훈 감독은 4-1-4-1을 구사했다. 울산은 전북에서 데려온 공격수 이종호를 원톱으로 기용했다. 코바, 한승규, 한상운, 김승준까지 2선에서 풍부한 물량을 내세운 공격적 전술이었다. 주장 완장을 찬 김성환은 공수의 연결고리 역할을 맡았다. 포백은 이기제, 정승현, 김치곤, 김창수가 맡고 골키퍼는 김용대였다. 
키치는 한국인 콤비 김동진과 김봉진이 수비를 책임지고 있다. 두 선수는 3-4-3 전술에서 좌우풀백을 맡았다. 전력상 열세인 키치는 좌우윙백까지 내려 5명이 수비를 섰다. 울산의 공세를 막기 위한 조치였다.  
울산은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키치 골문을 위협했다. 특히 이종호는 활발한 활동량으로 좌우를 흔들었다. 키치는 많게는 8명까지 수비에 가담하며 울산을 둘러쌌다. 제아무리 이종호도 공을 잡아 슈팅까지 연결하기 어려웠다. 울산은 전반 37분 한상운이 때린 프리킥이 아쉽게 골문을 오른쪽으로 살짝 빗나갔다. 
골문은 전반 추가시간 열렸다. 이종호가 문전에서 공을 잡아 컨트롤하려는 순간 수비수에 둘러싸여 공을 빼앗겼다. 김봉진이 걷어내려 찬 공이 쇄도하던 김성환의 오른발에 맞고 그대로 골이 됐다. 공은 포스트바 상단을 강타한 뒤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들었다. 울산이 1-0으로 전반전을 앞섰다. 
울산은 후반전 2분 만에 동점골을 허용했다. 프리킥 상황에서 김봉진이 크로스에 정확하게 머리를 갖다 대 동점골을 뽑았다. 
울산의 불행은 계속됐다. 후반 12분 주장 김성환이 부상을 당해 박용우가 대신 투입됐다. 추운 날씨 탓에 부상자가 속출했다. 후반 38분 한승규도 쥐가 나 이영재와 교체했다. 후반으로 갈수록 울산은 급격히 체력이 떨어졌다. 연장전으로 갈수록 불리한 쪽은 교체카드를 더 쓴 울산이었다. 결국 두 팀은 1-1로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 전반 8분 울산수비는 산드로에게 완벽하게 뚫렸다. 산드로가 찬 공은 왼쪽 포스트바를 맞고 튀어나왔다. 한 골 실점이나 마찬가지인 순간이었다. 축구의 신이 울산을 살렸다. 반대로 2분 뒤 코바가 때린 슈팅은 상대 골키퍼를 맞고 나왔다. 
결국 두 팀은 연장전 30분에서도 승부를 내지 못해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첫번째 키커 코바는 골을 넣었다. 키치의 첫 키커 알렉스는 실축을 했다. 이기제의 슛이 골키퍼에 막혔다. 산드로의 골로 1-1이 이어졌다. 이종호는 부담감을 갖고 골을 넣었다. 바도츠가 다시 2-2를 만들었다. 이영재가 성공하고 헬리오가 반격했다. 3-3에서 나선 김인성은 골맛을 봤다. 페르난도가 실축하며 울산이 극적으로 ACL 진출권을 획득했다. 
가까스로 이기긴 했으나 울산은 기대감에 어울리는 내용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김도훈 감독의 울산 데뷔전은 ACL 진출권 획득으로 마무리됐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울산=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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