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가는 단말기자급제 정책...삼성 ‧ 애플 스마트폰, 직접구매 10% 비싸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7.02.07 12: 01

삼성전자와 애플 온라인스토어 스마트폰 직접판매 가격이 이동통신 3사가 판매하는 출고가보다 평균 10% 더 비싼것으로 파악됐다. 제조사 직접판매가격이 높게 책정되면서 사실상 약정을 유도하는 모양새가 됐다.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 ICT소비자정책연구원은 2일 삼성전자와 애플 온라인스토어의 스마트폰 직접판매 가격과 이동통신 3사가 판매하는 출고가를 비교한 결과 “삼성전자 갤럭시는 평균 10%, 애플 아이폰은 평균 9% 정도 제조사의 직접판매가가 더 비싸게 책정되어 있다”고 밝혔다.
윤문용 녹소연 ICT소비자정책연구원 정책국장은 “이동통신 3사의 단말기 출고가에는 제조사가 대리점 등에 제공하는 판매장려금(*리베이트)가 포함되어 있다. 당연히 제조사가 직접판매하는 경우 별도의 판매장려금이 지급되지 않는 만큼 이통사 출고가보다 저렴하게 판매해야 하는 것인데도 오히려 10% 가량이나 더 비싸게 팔고 있다. 이러한 행위는 주고객인 이통3사 판매를 지원하는 암묵적 담합행위이고, 직접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과도한 폭리를 취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녹소연 ICT소비자정책연구원이 삼성전자와 애플 공식 온라인스토어에서 직접 판매되고 있는 스마트폰의 판매가격과 이동통신사를 통해 개통하는 경우 책정되어있는 출고가를 비교한 결과,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의 경우 삼성전자 공식스토어에서 판매되고 있는 모든 기종이 일괄적으로 출고가보다 10%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 아이폰의 경우에도 iPhone SE 64GB 모델을 제외한 전 기종의 판매가가 이동통신사 판매 출고가보다 최대 23%, 평균 9%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iPhone 6s Plus 모델의 경우 32GB는 출고가 대비 17만4200원, 128GB는 19만 4300원이나 더 비싸게 판매되고 있었다. 
이에 대해서 이동통신기업은 “제조사가 주요 판매원인 이통사의 판매를 보호해주기 위한 것이고, 자사의 판매마진을 붙이는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제조사가 이통 3사에 제공하는 출고가는 제조사의 판매마진은 물론, 이동통신 유통점에 제공하는 판매장려금까지 포함된 금액이다.
따라서 현재와 같은 유통구조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이 자사가 직접 유통하는 단말기를 이통 3사를 통해 유통하는 것보다도 비싸게 판매하는 것은, 결국 직접 구매하는 소비자에게는 폭리를 취하는 것이며 이통 3사와의 결합판매구조를 지키기 위한 암묵적 담합행위를 행하는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특히 미국의 경우에는 제조사 공식홈페이지에서 직접 판매하는 가격과, 통신사에서 판매하는 가격 간에 전혀 차이가 없었다. 아이폰7(32G)의 경우 공식스토어에서나 미국의 통신사 버라이즌사에서나 동일한 $649의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었으며, 갤럭시S7 또한 마찬가지였다. 특히 삼성US공식스토어에서는 통신사 제약없이 쓸 수 있는 언락폰(Unlocked)의 경우 더욱 저렴하게 구매 가능했다. 
녹색소비자연대 ICT소비자정책연구원은 “정부는 ‘단말기 자급제’의 확대를 통해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넓히고 있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가격차별을 통해 이동통신사를 통한 약정 가입을 강요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라고 비판하면서 "“결국 지금과 단통법 구조와 이동통신-단말기 결합판매 구조가 지속되면 소비자의 단말기 고비용 구조가 계속될 것으로 우려되는 만큼 과도하게 비싼 제조사 직접판매 가격이 제조사와 이통사의 담합에 의한 것은 아닌지 당국의 철저한 조사 또한 필요하다”고 제도의 개선을 요구했다. / scrapper@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