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피고인', 고구마도 맛있으면 중독된다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7.02.07 12: 00

고구마 드라마지만 외면할 수 없다. '피고인'이 주는 달콤한 고구마 단서를 외면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6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피고인'(극본 최수진 최창환, 연출 조영광 정동윤)에서는 어김없이 지성이 단 하나의 새로운 기억을 되찾는 모습이 그려졌다. 
신철식(조재윤 분)는 정우가 징벌방에 남겨둔 단서를 주는 건네주는 조건으로 담배를 요구하고, 정우는 모진 매질을 견디며 '16K'라는 단서를 받아든다.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아 정우를 절망시킨 '16K'라는 의문의 단서는 6회 엔딩에서야 또다시 베일을 벗었다. 바로 딸 박하연(신린아 분)과 관련된 숫자라는 것. 

깊은 밤 잠을 이루지 못하던 정우는 갑자기 아내 윤지수(손여은 분)과 딸 하연과 행복한 한때를 떠올린다. 몸무게를 재기 위해 딸 하연과 함께 체중계에 올랐던 자신의 모습을 떠올린 정우는 "하연이었어"라는 말과 함께 눈물을 흘린다. 
'피고인'은 현재까지 '1회 1기억'이라는 전개의 법칙을 이어가고 있다. CCTV에 얼굴을 비춘 인물이 다름아닌 박정우였다는 것, 살인사건이 일어나던 밤 벨소리가 울렸고, 누군가 찾아온 사람이 있었다는 것 등 박정우가 잃어버린 기억의 조각은 1회분 방송에서 단 한 개만이 새로운 단서로 공개됐다. 
이날도 '16K'라는 단서가 딸 하연과 관련돼 있다는 것 외에는 사건의 뾰족한 실마리는 없었다. 자신의 출세를 위해 증거를 인멸한 강준혁(오창석 분)은 여전히 의심스러웠고, 차선호의 인생을 통째로 집어삼킨 차민호(엄기준 분)는 잔혹한 악마성을 더욱 드러냈다. 
"고구마를 먹은 것처럼 너무나 답답하다"고 '피고인'의 느린 전개를 지적하는 시청자들도 많다. 그러나 '피고인'은 한 회에 하나씩 차근차근 사건의 단서를 풀어나가며 진실의 퍼즐을 맞추고 있다. 사건은 복잡하고, 얽혀있는 사람도 많다. 진실에 다가가는 길은 늘 험난하지만, 고구마가 많을수록 사이다는 더 시원하고, 맛있는 고구마에는 여지없이 중독되기 마련이다. 
고구마처럼 풀리는 단서도 '피고인'을 보는 또 하나의 매력이다. 한 회에 하나씩 '피고인'이 조심스럽게 제시하는 진실의 퍼즐을 시청자들은 외면할 수 있을까. '피고인'이 제시하는 진실의 길로 향하는 고구마 여정에 시청자들은 기꺼이 동행하고 있는 중이다. /mar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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