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시청률 반토막 '내성적인 보스', 그럼에도 희망은 있다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7.02.07 12: 30

"'내성적인 보스'를 믿어 봐?"
작가가 완성된 대본을 다시 수정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tvN '내성적인 보스' 주화미 작가는 자존심을 내려놓고 시청자를 택했다. 5, 6회를 수정하고 이에 맞춰 7, 8회까지 다시 손을 본 제작진이다. 
그렇게 수정된 5회가 6일 전파를 탔다. 현재가 아닌 3년 전으로 돌아가 인물들간 얽힌 악연과 한채아의 죽음에 대한 비밀을 속시원히 밝히며 다시 한번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그럼에도 시청률 성적표는 좋지 못하다. 지난달 16일 3.2%로 시작했던 '내성적인 보스'이지만 5회는 1.6%를 기록하며 반토막 수치를 나타냈다(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 
하지만 아직 희망은 있다. 
◆수정된 대본의 힘
5회의 주된 내용은 강우일(윤박 분)이 은환기(연우진 분)를 방패삼아 숨기려고 하는 3년 전 과거였다. 은환기의 비서였던 채지혜(한채아 분)는 사실 그를 좋아했지만 강우일(윤박 분)과 하룻밤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은환기의 동생 은이수(공승연 분)와 결혼을 앞두고 있던 강우일은 채지혜가 유혹했다고 거짓을 말했고 이를 알게 된 채지혜는 죄책감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것도 은환기의 집무실에서. 
기존 내용에서 어느 부분이 달라졌는지 구체적으로 파악하긴 힘들지만 시청자들은 나름 만족하고 있다. 그동안 답답한 캐릭터들의 개연성 없는 전개가 '고구마' 같았기 때문. 수정을 택한 주화미 작가의 선택은 옳았다. 
◆달라질 남주인공의 매력
3년 전 은환기는 지금처럼 은둔생활을 할 정도로 극심하게 내성적인 편은 아니었다. 자신의 첫사랑 서연정(장희진 분)을 만나 커피도 마시며 간간이 미소 짓기도. 물론 이는 채지혜의 데이트코치 덕분이었다. 
사실 연우진은 로맨틱 코미디물에 최적화 된 배우다. 송현욱 PD가 연우진을 캐스팅 한 이유도 바로 이 달콤하면서 나름 코믹 요소도 살릴 줄 아는 배우이기 때문. 하지만 그동안 전개에서 연우진의 이러한 매력은 보여지지 않았다. 
이날 공개된 예고편에서 은환기가 달라질 전망이다. 여전히 소심한 성격이지만 채로운(박혜수 분)을 비롯해 회사 식구들과 워크숍을 떠나 함께 게임하며 점차 외향적으로 변해갈 조짐을 보인 것. '내성적인 보스'를 좀 더 지켜봐도 좋을 이유가 여기 있다. 
◆조연 캐릭터를 살려라
'내성적인 보스'가 방송 전부터 주목받은 이유는 송현욱 PD의 전작 때문이다. 지난해 '로코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또! 오해영'이 바로 그것. 송현욱 PD는 '로코의 신'으로 불리며 안방을 단단히 사로잡았다. 
'또! 오해영'이 인기를 끈 요인 중 하나는 에릭-서현진 외에 김지석, 예지원, 허영지, 허정민, 김미경, 이한위 등 조연 캐릭터들이 살아숨쉬었다는 점이다. '내성적인 보스'가 아쉬운 대목이 바로 이 부분이다. 
이 작품에는 '또! 오해영' 식구들이 대거 출연한다. 하지만 아직 이들의 캐릭터는 무미건조한 상황. 주화미 작가가 조연 캐릭터들을 살려내야 '내성적인 보스'에도 반등의 기회가 주어질 터. 
아직 갈 길 먼 '내성적인 보스'다. 바닥까지 쳤으니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볼 수도. 5회에서 터닝포인트를 그려낸 '내성적인 보스'가 앞으로 어떤 전개를 이어갈지 궁금해진다. /comet568@osen.co.kr
[사진] '내성적인 보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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