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피고인', 엄기준이 새로 쓴 악역 끝판왕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7.02.07 09: 32

형을 죽인 것도 모자라 자신의 일에 걸림돌이 되는 인물은 가차없이 응징한다. 지금껏 잘난 형의 그늘에 가려져 아버지에게도 멸시를 받았던 엄기준의 폭주가 계속되고 있는 것. 소름돋는 악인을 연기하고 있는 엄기준의 연기 내공 역시 회를 거듭할수록 폭발하고 있다.
엄기준은 SBS 월화드라마 '피고인'에서 외모는 쏙 빼닮았지만 성격은 극과 극인 쌍둥이 형제 차선호와 차민호를 맡아 1인 2역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현재 동생인 차민호는 자신이 죽인 형 차선호로 위장해 살아가고 있는 상황.
이를 알고 있는 건 차선호의 아내이자 과거 민호의 연인이었던 연희(엄현경 분)와 아버지 차회장(장광 분)이다. 연희는 민호를 보자마자 그가 선호가 아님을 단번에 알아챘다. 이는 차회장 역시 마찬가지. 하지만 이들은 어쩔 수 없이 이를 묵인할 수밖에 없었다.

민호는 차회장이 자신의 정체를 알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그리고 지난 6일 방송된 5회에서는 민호가 형과 연희의 결혼을 지켜봐야만 했던 과거가 공개됐다. 늘 잘난 형의 그늘에 가려져 아버지에게 무시를 당해왔던 민호는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만은 지키려 아버지에게 반항을 했다.
이에 화가 난 아버지는 민호를 골프채로 때리기 시작했고, 결국 민호는 잘못했다며 애원을 했다. 이 모습을 연희가 지켜보고 있었고, 그렇게 이들은 엇갈린 길을 걷고 말았다. 민호는 선호의 자리에서 그가 되기 위해 노력했지만, 여전히 아버지는 냉정했다. 어릴 적 펜싱을 하다 눈을 찔린 기억이 있는 민호는 첨단공포증에 시달렸는데, 이 때문에 그는 또 다시 펜싱 경기 중 쓰러지고 말았다.
아들을 걱정하기 보다는 "못난 놈"이라고 말하며 등을 돌린 아버지. 민호는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자신과 펜싱 대결을 한 이찬영(한규원 분)을 구타하고 손을 망가뜨려 버렸다. 여기에 더해 자신의 행적을 쫓는 수사관 고동윤(이신성 분)에게도 교통사고를 내는 등 악행을 계속 이어갔다.
회사를 굳건하게 만들기 위해서라면 아들의 사랑 따위는 무참히 짓밟고, 남의 눈을 피하고자 진실을 숨겨버리는 차 회장. 그 속에서 민호는 더욱 잔혹한 악인으로 거듭나고 있었다. 어찌보면 민호는 지금까지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봐온 전형적인 악인과 결을 같이 한다. 그리고 앞으로도 자신의 악행을 감추기 위해 더 잔인한 방법을 사용할 것이 뻔하다.
그럼에도 이 드라마를 계속 시청하게 되는 이유는 역시 엄기준의 탄탄한 연기 내공에 있다. 지성과 완벽한 대칭 구도를 이루고 있는 엄기준은 1인 2역을 완벽하게 구분 지을 뿐만 아니라 상황에 따라 극과 극을 달리는 차민호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연기해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한층 더 높여주고 있다. 이제 5회까지 달려온 '피고인'이 앞으로 얼마나 차별화된 악인을 그려낼지, 또 엄기준은 얼마나 소름돋는 연기력을 뽐내게 될지 기대가 앞선다.  /parkjy@osen.co.kr
[사진] '피고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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