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전, 현 10번 선수가 만났다. 샌프란시스코 스프링캠프를 앞둔 황재균(30)이 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피오리아의 롯데 캠프에 합류했다. 황재균은 친정팀 롯데 선수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고, 훈련도 함께 했다.
황재균은 롯데 유니폼만 입지 않았을 뿐 여전히 롯데 흔적이 남아 있었다. 배트와 글러브를 담은 가방은 여전히 롯데 구단 가방이었다. 10번도 그대로 붙어 있었다. '진짜 10번' 이대호는 황재균의 10번 가방을 보고서는 "재균아, 10번이 두 개 있는 것은 조금 그렇네. 내가 뺏은 거 같잖아"라며 웃으며 농담을 던졌다. 그러자 황재균은 부랴부랴 10번 종이를 떼어냈다.
농담으로 후배를 맞이한 이대호는 이내 1년 전 자신의 모습인 황재균을 향해 이런저런 조언을 했다. 이대호는 "힘들 것이다. 통역은 너보다 나이 어린 사람으로 구해라. 이사는 했나" 등 근황을 물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황재균은 휴스턴에서 개인 트레이너와 훈련을 하다 피오리아로 왔다. 그는 "지금 승모근이 약간 뭉쳐 팔이 잘 안 올라간다. 1루, 3루, 외야 글러브 3종류로 챙겨왔다"고 말했다.
이대호는 앞서 인터뷰 도중 황재균의 도전에 대해 "자신의 선택에 후회는 없고 즐거운 것 같다. 도전은 행복하다. 힘들어도 도전할 수 있는 것은 여건이 준비됐다는 것이고, 도전에 박수 보내고 싶다"고 응원했다.
그러면서 캠프 초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대호는 "초반에 자리를 못 잡으면 미국은 비집고 들어가기가 힘들다. 부상 선수가 나오지 않는 이상. 스프링캠프에 수십명이 들어왔다가 하나둘씩 짐싸서 다른 팀을 알아보더라. 캠프 초반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대호는 "나랑 재균이는 스타일이 다르다. 나는 초반에 수비를 보여준 것이 목표였다. 첫 번째로 수비에 신경 썼다"며 "훈련이 끝나면, 따로 수비 연습을 시켜달라고 했다. 수비를 보여줘야 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타격은 인정받은 이대호와 달리 KBO리그에서 미국에 도전하는 황재균은 수비와 배팅을 모두 보여줘야 한다. 이대호는 "캠프에서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팬들이나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달라져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재균이가 즐겁게 하다 보면 부딪혀보고, 잘 될 수도 있다"고 응원을 보냈다. /orange@osen.co.kr
[사진] 피오리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