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 천사된 최형우, "처음으로 느껴본 뿌듯함"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2.06 15: 25

"뭔가 모를 뿌듯함이 느껴지네요".
KIA 거포 최형우(35)는 지난 겨울 누구보다 따뜻하고 의미 있게 보냈다. KIA와 4년 총액 100억원의 FA 대박을 터뜨린 최형우는 받는 것에만 그치지 않았다. 야구 꿈나무들을 위해 기부에 나선 것이다. 대박 계약을 하자마자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몸소 실천했다.
삼성 시절 한솥밥을 먹은 양준혁의 야구재단에 2억원을 기부했고, 모교 진북초와 전주고에도 각각 2000만원-5000만원 쾌척했다. 최형우의 기부금은 장학생 후원과 초등학생 야구캠프, 전국 초등학교 대회 개최 등 유소년 야구 꿈나무들을 위해 쓰인다.

6일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가 치러지고 있는 킨구장에서 만난 최형우는 "(큰돈을 받은 만큼) 기부를 해야 한다. 남몰래 선행을 해온 다른 선수들과 다르게 진짜 한 번도 기부를 해본 적이 없었다. 너무 앞만 보고 내 위주로 살아 누구를 도와주겠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지난 2002년 삼성에서 데뷔했지만 2005시즌을 마치고 방출되는 우여곡절을 겪은 최형우는 한 때 공사판 막노동으로 돈벌이를 할 만큼 힘든 시기를 딛고 최고 선수로 우뚝 섰다. 그는 "그동안 힘들게 살아왔지만 이제 어느 정도 여유가 생겼다. 기부란 것을 한 번 해보고 싶었다"고 기부 배경을 밝혔다.
기부를 한 느낌은 어떨까. "뭔가 모를 뿌듯함이 있다. 학교 교장선생님, 재단 선배님(양준혁) 말씀을 들어보니 힘들게 야구하는 아이들이 많더라. 그런 아이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정말 흐뭇했다. 나로 인해 단 한 명이라도 아이들이 더 클 수 있다고 한다. 그런 말을 들으니 '이런 기분 때문에 기부를 하는구나'를 느꼈다"고 이야기했다.
기분 좋은 겨울을 보낸 최형우이지만 올 시즌 준비를 위해 모든 것을 잊었다. 그는 "팀 적응이나 개인적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 순조롭고 만족스럽다. KIA 분위기가 너무 재미있다. 선수들도 나로 인해 분위기가 업되고 있다고 하니 고맙고 기분 좋다. 시즌을 잘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waw@osen.co.kr
[사진] 오키나와=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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