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영상] 조성민도 감동 받은 창원의 농구열기, 어땠나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02.06 06: 09

농구의 수도답다. 창원의 엄청난 농구열기에 조성민(33, LG)도 감동을 받았다. 
창원에 첫 등장한 조성민, 조성민을 처음 맞은 창원 팬들 모두 서로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었다. 창원 LG는 5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된 2016-17 KCC 프로농구 4라운드서 선두 안양 KGC인삼공사를 81-74로 제압했다. 3연승을 달린 7위 LG(17승 19패)는 6위 전자랜드(18승 18패)와 승차를 한 경기로 좁혀 6강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1997-98시즌부터 KBL에 참여한 LG 세이커스는 원주와 함께 연고지 변경이 없었던 유이한 구단이다. LG는 20년 간 창원을 연고로 삼아 경남지역 프로농구 흥행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늘 체육관을 가득 채운 창원시민들은 LG를 대표적인 프로농구 인기구단으로 만들었다.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 수차례 관중동원 1위를 달성한 창원 팬들의 엄청난 성원과 열기에도 불구, KBL은 창원서 올스타전을 개최하지 않았다. 또 한 가지. LG의 성적도 창원 팬들의 열성에 미치지 못했다. 2013-14시즌 LG는 1순위 신인 김종규와 ‘타짜’ 문태종, 김시래를 앞세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챔프전에서 모비스에게 우승을 내줬다. LG는 kt, 전자랜드와 함께 챔프전 우승이 없는 팀으로 여전히 남아있다. 
조성민은 이러한 LG의 아픈 역사에 종지부를 찍어줄 희망으로 꼽힌다. 김영환과 1대1 트레이드가 발표됐을 때 LG 팬들은 환호했다. 과거 문태종이 그랬듯 승부처에서 결정적 한 방을 해줄 수 있는 슈터. ‘조선의 슈터’ 조성민이 바로 그런 존재였다. 
조성민에 대한 기대감은 창원실내체육관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팬들을 처음 맞이하는 경기장 대문에 조성민의 사진이 가장 크게 박혔다. 창원 팬들은 무려 경기시작 네 시간 전부터 매표소 앞에서 줄을 섰다. 인터넷 예매분 1800장은 일찌감치 매진이 된 상태. 조성민을 보려면 이 정도 긴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팬들은 기꺼이 그 수고스러움을 감수하며 조성민을 보길 원했다. 
OSEN은 창원 팬들을 만나 조성민에 대한 기대감을 들었다. 여고생부터 청년 농구매니아, 중년 여성에 이르기까지. 조성민을 좋아하는 팬들은 연령대가 매우 다양했다. 저마다 사연도 많았다. 부산 kt의 시즌권 소유자인 송정혜(62) 씨는 조성민을 보기 위해 창원까지 왔다. 그는 “내게 조성민은 아들과 같은 존재다. 항상 성실하고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트레이드가 됐을 때 마치 우리 가족에 큰 일이 생긴 것처럼 마음이 아팠다. 이제 LG에서 마음껏 기량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조성민이 출전하는 경기라면 가리지 않고 경기장을 찾을 것”이라며 애정을 보였다. 
송정혜 씨 말고도 조성민을 보기 위해 부산에서 온 팬들이 여럿 눈에 띄었다. 이들은 여전히 조성민을 응원하는 한편, kt 구단에 서운함을 감추지 못했다. 팀을 재건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지만, 마음으로 받아들이기에 조성민의 이적은 너무나 힘든 사실이었다. 
반대로 LG팬들에게 조성민은 이미 ‘갓성민’이었다. 조성민은 첫 3점슛 3개를 모두 깨끗하게 림에 꽂았다. ‘내가 왜 이 팀에 왔는가?’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치 않았다. 골밑에서 조성민의 패스를 받아본 김종규는 절로 웃음이 나왔다. 김시래가 꼬이면 조성민이 옆에서 거들었다. 코트 곳곳에서 조성민의 존재감은 엄청났다. 
이정현과 데이빗 사이먼의 3점슛이 꽂혔다. KGC가 3점 차로 쫓아왔다. 평소 같았으면 흔들렸을 LG다. 하지만 조성민이 있기에 걱정 없었다. 공을 잡은 조성민에게 파울이 들어왔다.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시즌 자유투 성공률이 100%인 조성민이 같은 팀이니 얼마나 든든했을까. 조성민은 2구를 흔들림 없이 림에 꽂았다. 이날 조성민은 4쿼터 결정적 3점포와 자유투 성공을 포함, 19점, 3점슛 4개, 6어시스트, 1스틸을 기록했다.
겨우 창원에서 한 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하지만 조성민은 이미 없어서는 안 될 선수가 됐다. 팬들은 벌써부터 ‘갓성민’이라는 칭호로 조성민에 대한 존경과 경외심을 표현하고 있다. 
조성민도 놀랐기는 마찬가지다. 창원 팬들의 열성적 성원이 승리에 큰 힘이 됐다는 소감이다. 조성민은 “오늘 꼭 정말 이기고 싶은 경기였다. 국가대항전 느낌을 받았다. 오늘 만원관중 왔다는 소식을 접하고 팬들에게 꼭 승리를 안겨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정말 열심히 뛰었다”고 전했다. 팬들이 있었기에 더욱 이를 악물고 뛰었다는 말이다. 
조성민은 “팬들이 내 이름을 크게 환호해주셨다. 경기 전 들어갈 때 너무 감동을 받았다. 유니폼 전달식 등 구단에서 세세한 점까지 신경써주셔서 감사했다. 팬들도 너무 열정적이라 감사했다. 선수들이 날 존경하는 것을 느낄 수 있어 감명을 받았다. 단장님과 감독님도 내가 편안하게 농구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신다. 그런 부분에서 농구를 신나서 할 수 있던 계기”라고 평했다. 
목표를 묻자 조성민은 “우승을 하기 위해 LG에 왔다. 스포츠에서 2등은 기억해주지 않는다. 운동선수들이 땀을 흘리고 희생하는 모든 이유는 우승 때문”이라고 단호하게 힘을 줬다. 그렇다. 조성민은 LG 우승을 위한 마지막 퍼즐이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KBL 제공. [동영상] 서정환 기자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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