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남극의 눈물’ 김진만 CP, 이번엔 ‘기후’다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7.02.06 10: 30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아마존의 눈물’과 ‘남극의 눈물’ 김진만 CP가 이번에는 '기후의 반격'으로 기후를 집어 들었다. 하지만 그가 기후를 탐구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왜 그는 ‘기후의 반격’을 통해 또 다시 기후를 파헤치게 된 걸까.
6일 첫 방송되는 3부작 다큐멘터리 ‘AD 2100 기후의 반격’(이하 기후의 반격)은 1부 ‘생물 대이동’, 2부 ‘생존 대도전’, 3부 ‘도시 대변화’로 이뤄진 다큐멘터리다. 기후변화로 인해 바뀌어가는 우리의 일상을 조명하는 프로그램으로, 배우 장나라가 프리젠터로 나선다. 김진만 CP가 기획을 맡고, 이중각 PD가 연출을 맡았다.
1년여에 걸친 제작 기간 동안 한국은 물론 중국, 일본, 브라질, 미국 등에서 해외 촬영을 진행한 ‘기후의 반격’은 인류는 진정으로 기후의 변화를 늦출 수는 없는 것인지, 더 나아가서 기후의 변화를 멈출 수는 없는 것인지 문제를 파헤치고, 그 대안을 모색한다. 그렇다면 왜 하필 기후를 집어 들게 됐을까. 최근 인터뷰를 위해 만난 ‘기후의 반격’ 이중각 PD는 “저도 처음부터 문제의식을 느낀 건 아니었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사실 기후 변화라는 것에 대해 우리는 많이 알고 있지 않나. 온실효과니, 온난화 현상이니 많이 배운다. 많은 사람들처럼 저도 익숙하지만 와 닿지는 않았다. 하지만 아이템을 접하고 공부를 하면서 점점 피부로 와 닿았다. 특히 촬영을 하면서 우리나라가 상당히 (변화의 감지에)느리다는 걸 알고는 더 그랬다. 중국은 이미 기후 변화에 대처를 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전기차 보급률도 높고 풍력발전 같은 대체 에너지 개발에 힘을 쓰고 있다.”
특히 ‘기후의 변화’는 ‘아마존의 눈물’과 ‘남극의 눈물’ 등으로 유명한 김진만 CP가 기획으로 참여했다. 인터뷰에 함께 참여한 김진만 CP 또한 이에 동감했다. 특히 그는 2014년 ‘기후의 반란’을 통해 기후를 다룬 적이 있었던 터. 김 CP는 “중국은 기후의 변화가 생존의 문제다. 심각한 기후 변화로 생활이 바뀌는 중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보다 빠를 수밖에 없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기온이 가장 빠르게 오르고 있는 곳이 바로 동북아시아다. 1880년도 관측한 온도보다 작년 온도가 세계적으로 1.1도가 올랐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이미 1.85도가 올라갔다. 몇 도 아닌 것 같지만 정말 심각한 거다. 전세계 바다가 0.185도가 올랐는데 그렇게 온도를 올리려면 전세계 인구가 1년간 쓰는 전력량의 만4천배를 써야 올릴 수 있다. 그 1.85도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사람들은 모른다.”
이중각 PD는 사람들에게 익숙한 기후 변화에 대한 심각성을 조금 더 피부로 느껴지게 하기 위해 우리 주변에 있는 것부터 접근했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명태다. 흔히 먹는 명태는 이제 우리나라에서 접하기 힘들어졌다. 한 때에는 한 마리에 50만 원의 현상금이 붙었을 정도라고.
“명태를 인공적으로 번식시키고 이어가자는 취지로 현상금 제도가 있었던 적이 있다. 그래서 2015, 2016년에 살아있는 명태들을 잡아서 산란시켜서 방류를 했다. 하지만 자연 상태에서 명태가 알을 낳고 수정을 해야 하는데 수온이 이미 올라가 버린 상태라 힘들어졌다. 우리가 흔히 먹던 명태마저도 이제는 사라져버리고 있다. 이런 식으로 우리 가까이에 있는 이야기부터 하려고 했다. 온도가 변하는 건 우리의 곁에는 잘 와 닿지 않는 이야기지만, 우리 주변의 이야기부터 시작하면 더욱 와 닿을 것이라 생각했다.”
‘기후의 반격’은 장나라를 프리젠터로 배치하고, 황석정을 실험 참가자로 참여시키는 등 다양한 시도를 했다. 중국 CCTV와의 공동제작을 체결해 중국의 생태계 변화를 좀 더 심도 있게 담기도 했다. 기후의 변화에 시청자가 좀 더 공감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했지만 김진만 CP는 여전히 걱정이 컸다. 다큐멘터리 장르가 좀처럼 반향을 얻지 못하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아마존의 눈물' '남극의 눈물'이 반향이 컸다고 하지만, 그것도 2010년, 2011년의 일이다. 벌써 5년이 넘었다. 모든 방송사들이 매주 다큐멘터리를 방송하지만 예전만큼의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인터넷에 들어가서 궁금한 정보를 찾아보면 나오는 시대고, 스마트폰으로 인해 소비 행태가 많이 달라졌다. 그래서 더욱 다큐의 소비층이 분산되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여전히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아마존의 눈물’과 ‘남극의 눈물’로 큰 사랑을 받았던 김진만 CP는 지난해 ‘무한도전’의 ‘북극곰의 눈물’ 편에 잠깐 출연한 적이 있다. 김 CP는 이미 2014년 ‘기후의 반란’을 통해 한 차례 기후 변화에 대한 심각성을 역설했지만, 그 때와는 반응이 달랐다. ‘무한도전’ 정준하가 북극에 다녀오니 시청자들은 ‘북극곰이 불쌍하다’고 말했다. 허탈하지 않았을까. 일종의 다큐멘터리의 비애이니까. 하지만 김 CP는 변화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무한도전’이란 프로그램이 가진 힘이 있다는 걸 알지만 허탈하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지 않을까. 리얼리티 예능이 탄생하면서 다큐의 영역이 예능에 잠식됐다. 하지만 해외는 우리나라만큼 연예인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 않고 일반인을 주인공으로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만들고 흥행시킨다. 언젠가 우리나라도 출연 영역대가 일반인으로 바뀐다면, 그 때에는 다큐·교양계가 더욱 노력해서 영역을 확장해야 한다. 다큐계도 끊임없이 노력 중이다. 이경규 씨가 말한 ‘예능의 끝은 다큐’라는 말이 사실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 yjh0304@osen.co.kr
[사진] ‘기후의 변화’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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