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친정팀 롯데로 돌아온 이대호(35)의 존재감은 KBO리그에서 압도적이다. 이대호는 롯데 주장을 맡아 팀 분위기를 쇄신시키고 있는 가운데 WBC 대표팀의 합숙 훈련에서도 그의 존재를 필요로 하고 있다.
이대호는 폭발적인 인기는 한국에만 한정되지 않고 국제적이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뛴 이대호는 현재 미국 애리조나 피오리아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롯데 캠프를 진행 중이다. 바로 시애틀의 스프링캠프 장소이다.
지난 1일 첫 훈련을 시작한 그는 지난해 시애틀에서 함께 뛴 내야수 션 오말리(30)와 해후했다. 오말리가 미리 시애틀 캠프에 들어와 개인 훈련을 하고 있었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이대호에게 "네랑 가장 친한 로빈슨 카노는 언제 오나"라고 물었다. 이대호는 "안그래도 며칠 전에 카노랑 전화 통화도 했다. 얼마 전에 딸을 낳았다고 자랑하더라. 걔는 한참 있다가 올 것 같다"고 말하더니 자랑거리를 소개했다.
새해 들어 카노(35)가 한국의 이대호 집으로 연하장을 보냈다고 한다. 이대호는 "믿을 수 없으면 나중에 한국에 돌아가서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카노는 지난해 이대호가 시애틀에 적응하는데 많은 도움을 줬고, 이대호가 떠난 후에도 문자를 보내는 등 연락하며 친분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이대호는 또다른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피오리아의 숙소에서 지나가던 한 일본인 남자가 이대호에게 꾸벅 인사를 하더란다. 이대호는 얼떨결에 인사로 답했는데, 그 일본인이 하는 말이 "심판입니다"라고 했단다. 니혼햄도 피오리아 근처에 스프링캠프를 차려 훈련 중인데, 그곳에 온 일본 심판이었다.
일본에서 4년을 뛴 이대호 자신은 기억하지 못하는 심판인대, 상대방은 이대호를 단번에 알아보고 인사한 것이다. 이대호는 "일본에서는 제가 잘하지 않았습니까"라고 어깨에 힘을 줬다. /orange@osen.co.kr
[사진] 피오리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