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는 달성했다."
5년만에 품은 우승트로피는 결국 '만년 2인자'의 눈을 촉촉하게 적셨다.
GTOUR 원년 멤버 김재만(43, 위너스골프존)은 '2인자'로 통했다. 그도 그럴 것이 우승 한 번 없이 2위만 5차례 차지했다. 그 중에는 연장전도 2번 포함돼 있었다.
그런 그가 감격스런 첫 GTOUR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김재만은 5일 대전 골프존 조이마루에서 열린 '2016-17시즌 삼성증권 mPOP GTOUR 매치 4차 대회' 결승전에서 손범준(37, GTD코리아)을 꺾고 정상에 섰다.
전반에 3개홀(4, 5, 8번홀)을 따낸 김재만은 후반에도 3개홀(10, 11, 14번홀)을 가져가며 승리를 확정지었다. 남은 홀이 4개가 있었지만 단 1개홀도 내주지 않은 '퍼펙트 매치'로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했다.
김재만은 5년만의 우승에도 경기 직후 무덤덤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주위의 축하인사가 계속 이어지자 5년 동안 묵혀뒀던 우승의 북받침을 결국 참아내지 못했다.
연신 눈물을 흘린 김재만은 "정말 우승은 생각지도...."라며 울먹인 뒤 "가족들에게 제일 미안하다. 연습하러 다닌다고..."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김재만은 잠시 진정 후 "GTOUR 첫 대회(2012년 6월)에서 연장전에 갔지만 패해 2위를 했다. 지금까지 연장전 2번을 포함해 2위만 5번을 했다"면서 "이번에도 지지 않을까 걱정했다. 평소하던 '잘쳐야지'라는 생각 대신 '실력대로만 치자'라는 생각으로 내 플레이에만 집중하려고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재만은 5년 동안 2위 트라우마를 겪어야 했다. "우승을 못하면서 한 동안 침체기에 빠졌다. '이것밖에 안되나'라며 스스로 책망했다. 드라이버샷이 잘 되지 않아 최근에는 김민수(볼빅) 프로에게 레슨까지 받았다. 저번 대회부터 잘 되기 시작했는데 우승까지 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김재만은 16강에서 자신을 지도했던 김민수를 상대로 승리, 탄력을 받았다. 김재만은 "거의 매일 김민수, 하기원 프로와 연습을 한다. 그런데 김민수 프로에게는 거의 이기지 못했다. 16강에서 만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매번 졌다"면서 "김민수 프로가 '나를 이겼으니 우승해보라'고 격려를 해줬다"고 고마워했다.
김재만은 이제 여한이 없다. "목표는 달성했다. 대상 시상식 때마다 프로들이 '2승', '3승'을 목표를 내걸지만 난 그저 속으로 '한 번만 우승해 봤으면'하고 생각했다"는 김재만은 "앞으로 어떤 것을 더 해야 할지는 잠시 후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면서 "당장은 GTOUR 대회를 앞으로 꾸준하게 나오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letmeout@osen.co.kr
[사진] 골프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