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조시대①] '공조' 뒷심? 시국 잊게 한 사이다 액션+코미디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2.05 07: 58

유난히 춥고 분노할 일이 많은 이번 겨울, 영화 ‘공조’(감독 김성훈)는 우리 국민들에게 드문 위로였다. 현빈과 김주혁의 화려한 액션과 유해진 특유의 코미디가 주는 재미가 잠시나마 현실의 고통을 잊게 해주는 판타지의 효능을 발휘했다.
지난달 18일 개봉한 ‘공조’가 예매율과 누적 관객수에서 1위를 달리던 ‘더 킹’(감독 한재림)에 역전승을 거두며 흥행 신화를 세우고 있다. 1월 18일 개봉한 이후 25일까지 ‘더 킹’에 1위 자리를 내주다가 26일부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현재까지 높은 인기를 이어오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4일을 기준으로 ‘공조’는 586만 7302명을 동원하며 483만 5561명을 모은 ‘더 킹’을 앞서고 있다.
데뷔 후 처음으로 고난이도 액션 연기를 마음껏 선보인 현빈을 즐겁게 바라보며, 공허하고 쓸쓸한 마음을 위로받았다. ‘더 킹’이 시국을 생각나게 하는 범죄 드라마라면, ‘공조’는 반대로 슬픈 현실을 잠시 나마 잊을 수 있는 흔치 않은 액션 코미디다.

현빈은 영화 촬영 수개월 전부터 강도 높은 액션 트레이닝을 받으며 각종 무술의 기본기를 다졌다는 전언이다. 제작진에 따르면 그가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가서는 액션에 대한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제시했고, 대역을 마다하고 위험천만한 액션 신을 직접 소화하는 등 뜨거운 열정을 보여줬다.
더불어 유해진의 명불허전 코미디 연기도 재미를 높였다. 유해진의 진가는 이미 여러 차례 작품을 통해 입증됐지만 ‘공조’에서 특히 강렬하게 다가온다. 전작 ‘럭키’에서 기억상실증에 걸린 조폭 역으로 관객들을 한 차례 놀라게 한 적이 있었는데 이번엔 한층 능청맞고 어쩔 때는 진지하다. 등장 자체만으로도 무게감을 준 것. 각본, 연기, 연출의 삼박자가 잘 맞아 떨어졌다고 볼 수 있다.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심리, 북한의 핵개발과 유엔의 북한 경제 제재, 미국과 중국의 신냉전체제 구축의 여파로 인한 중국의 사드보복, 일본의 소녀상 철거 요구⋯. 우리나라가 현재 주변 강대국들의 회오리의 한복판에 있음을 알려주는 주요 사건들이다.
현실이 이렇게 팍팍한데 여가 시간마저 심각하면 못 살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기사를 봐야 한다는 직업적 압박에서 잠시 벗어나 ‘공조’를 보며 웃을 수 있었다. 현실을 피해 숨어든 극장에서 힐링을 받았다./ purplish@osen.co.kr
[사진] '공조' 스틸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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