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전북 현대 최강희 감독의 머릿속이 복잡하다. 4일(이하 한국시간) 전북 이철근 단장의 사의 표명 소식이 알려지면서 여러 생각에 고민을 하게 됐다. 어떤 결정을 위한 고민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최강희 감독이 어느 때보다 복잡한 생각과 고민에 빠진 것은 틀림 없다.
이철근 단장의 사퇴는 어느 정도 예고됐다. 이철근 단장은 지난해 중반 소속 스카우트의 심판 매수 시도가 알려진 후 마무리를 지은 후 물러날 뜻을 드러냈다. 이철근 단장은 전북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그리고 AFC의 징계 등이 결정되면서 사퇴할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예상은 했지만 충격은 크다. 10년 이상 이철근 단장과 함께 전북을 이끈 최강희 감독은 누구보다 큰 충격을 받았다. 그는 "단장님과 엊그제 통화를 했는데 내려 놓으셨더라. 이틀 동안 계속 생각을 했다. 단장님과 미운정이 많이 들었다. 슬프고 허탈하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최강희 감독은 지난해 심판 매수와 관련된 기자회견에서 사퇴 가능성을 암시했다. 그러나 이철근 단장이 막아섰다. 구단의 책임자가 단장인 만큼 감독이 아닌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결국 이철근 단장은 심판 매수와 관련된 모든 일을 마무리 하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철근 단장이 책임을 졌지만 최강희 감독 스스로는 자유롭다고 생각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고민이 많다.
최 감독은 "전북이 새로운 도약을 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조직이 돼야 한다고 생각은 했다. 그러나 시기를 계속 놓치고 이런 사태가 벌어졌다"면서 "전북에 너무 오래 있었다. 1~2년 만 됐으면 모르겠다. 나와 전북의 관계가 그렇지 않아 결정을 내릴 수가 없다"고 말했다.
결국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냥 전북을 떠나는 건 해결책이 아니기 때문이다. 최 감독은 "생각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걸리는 건 선수들이다. 작년에도 선수들과 팬들 때문에 못 떠났다"면서 "생각을 해보고 돌아가서 추스려야 한다. 만만치 않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sportsher@osen.co.kr
[사진] 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