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조커’ 이강원 종횡무진, KB손보 구했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2.04 16: 05

초반 분위기가 좋지 않았던 KB손해보험의 기를 살린 선수는 이강원(27·198㎝)이었다. KB손해보험도 이강원의 활약에 힘입어 승점 3점을 추가했다.
KB손해보험은 4일 구미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NH농협 V-리그’ 남자부 삼성화재와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로 역전승하고 승점 3점을 보탰다. 1세트에서 지며 기선을 내줬지만 2세트부터 한결 나아진 경기력을 보여주며 갈 길 바쁜 삼성화재의 발목을 붙잡았다. 그 중심에는 이강원이 있었다.
KB손해보험은 이날 토종 주포인 김요한이 선발로 나섰다. 그러나 어깨 부상에서 완벽하게 회복되지 못한 김 요한의 활약상은 기대만 못했다. 2세트 초반까지 5점, 공격 성공률 37.5%에 그쳤다. 외국인 선수 우드리스의 분전에도 불구하고 삼성화재에 끌려간 이유였다. 그러자 강성형 감독은 또 다시 ‘조커’ 이강원 카드를 꺼내들었다. 분위기 반전의 중책을 맡겼다.

이강원은 벤치의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2세트 중반부터 활발한 몸놀림으로 팀 공격을 주도했다. 우드리스의 반대쪽 날개에서 활로를 뚫었다. 꽉 막힌 왼쪽이 뚫리자 세터 황택의도 안정을 찾고 다양한 공격 루트를 펼칠 수 있었다. 이강원은 2세트에서만 7점을 올리며 팀 분위기 반등을 이끌었다.
이강원은 4세트 들어서도 좋은 활약을 펼쳤다. 기본적인 퀵오픈 공격은 물론 시간차와 후위공격까지 성공시키며 세트 초반 기선 제압에 가장 큰 공을 세웠다. 중반 이후에도 꾸준히 득점을 보탰고 승리를 결정짓는 마지막 공격을 성공시킨 것도 이강원이었다.
이강원은 이날 17점에 공격 성공률 70%를 기록하며 박철우(삼성화재)와의 국내 에이스 화력 대결에서 승리를 거뒀다. KB손해보험(승점 32점)도 이강원과 우드리스(24점)의 활약에 힘입어 승점을 추가하고 5위 삼성화재(승점 40점)와의 승점차를 8점까지 좁혔다.
2012-2013시즌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KB손해보험 유니폼을 입은 이강원은 뛰어난 공격적 재능을 인정받고 있었다. 그러나 비슷한 임무를 가진 김요한이 버티고 있었고, 외국인 선수가 득세하는 프로에서는 좀처럼 자신의 가치를 빛내지 못했다. 2014-2015시즌에는 101득점, 2015-2016시즌에는 125점에 머물렀고 들쭉날쭉한 출전 시간 속에 공격 성공률도 50%를 넘기지 못하며 서서히 잊히는 유망주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올 시즌은 김요한의 고전 속에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으며 강성형 감독의 신임을 받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 한 시즌 최다 출전 세트가 82세트(2015-2016시즌)였던 이강원은 올 시즌에는 이날 경기 전까지 벌써 97세트를 뛰었고 이날로 100세트를 넘어섰다. 득점도 242득점을 올리고 있다. 이강원의 잠재력이 KB손해보험의 현재와 미래가 되고 있다. /skullboy@osen.co.kr
[사진] 구미=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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